삼성 스마트폰 지문인식 적용 확대…시스템LSI 센서칩 공급 '재도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삼성 페이 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지문인식 기술을 중저가폰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사진은 2017년형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삼성 페이 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지문인식 기술을 중저가폰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사진은 2017년형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스마트폰 지문인식 기술을 확대 적용키로 함에 따라 센서칩 솔루션 공급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해 하반기 신규 공급사 경쟁에서 탈락했지만 올 하반기 재도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를 고객사로 끌어들인다는 전략도 세웠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시스템LSI사업부는 신규 사업으로 육성 중인 지문인식 센서칩 공급을 재추진한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만드는 무선사업부가 잠재 고객사다. 무선사업부는 삼성 페이 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갤럭시S, 노트 등 프리미엄 제품에 이어 갤럭시A, 추후 출시될 신형 J 시리즈 등 저가 스마트폰에도 지문인식 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무선사업부는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용 지문인식 센서칩을 미국 시냅틱스에서 조달받고 있다. 중저가 제품용으로는 다른 회사 제품을 쓰기로 했다. 시냅틱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해 하반기 경쟁 입찰에 참여했으나 공급사로 선정되진 못했다. 갤럭시A 시리즈용 센스칩을 공급해왔던 이지스 제품이 갤럭시 J 시리즈에도 탑재된다.

이지스테크놀로지가 중저가 스마트폰용 지문인식 센서칩 공급사로 선정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시스템LSI사업부 제품이 인식률 등 성능이 일부 떨어졌거나 인식 알고리즘과 지문 데이터 저장 인터페이스 등을 묶은 '솔루션' 기반 경쟁력이 낮았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지스는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삼으면서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5일 이지스는 1분기 11억8548만달러(약 4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1분기 1억620만달러(약 40억원) 대비 1016%나 증가한 수치다. 전 분기 대비로는 34%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갤럭시S나 노트 시리즈보다 A와 J 시리즈의 절대 물량이 많아서 공급사로 선정되면 실적은 상당히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면서 “시스템LSI가 중저가 시장부터 공략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정전용량 방식 지문인식 센서칩 개발을 완료했다. 알고리즘은 스웨덴에 본사를 둔 프리시스바이오메트릭스(Precise Biometrics)에서 공급받는다. 삼성전자가 자체 지문인식 센서칩 개발에 나선 시기는 2012년 애플이 지문인식 기술을 보유한 어센텍을 인수한 이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문인식 센서칩은 시장성도 좋다. 앞으로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지문인식 기술이 들어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없던 시장이 새로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범용 지문인식 센서 솔루션 시장은 스웨덴 핑거프린트카드(FPC)와 미국 시냅틱스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이지스텍은 두 업체에 이어 중국 구딕스와 3위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올 하반기 신규 공급에 성공하면 단숨에 지문인식 센서칩 시장 5위권 안으로 진입할 수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