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선거 기간 후보자들은 토론과 유세로 전국 곳곳에서 정책대결을 펼치며 색깔을 드러냈다. 아울러 거리에선 전통가요인 트로트는 물론 젊은세대 힙합과 스포츠 응원가까지 동원해 지지를 호소했다. 음악이 거리에서 선거를 돕는데 일조한 셈이다.
8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19대 대선에서 가장 많은 음원을 사용한 이는 문재인 후보였다. 문 후보는 당초 저작권자 허락을 받은 곡 다섯 곡 외에 다섯 곡을 추가해 10개 곡을 사용했다.
우선 '런 투 유' '영원한 친구' '순정' '엄지척' '치어 업(Cheer Up)' 등 후보 응원곡으로 골랐다. '런 투 유'는 DJ DOC가 불러 히트한 곡이고 '치어 업'은 여성 걸그룹 트와이스가 불러 인기를 얻은 곡이다. 전통 가요 외에도 댄스곡을 골라 흥을 돋운 셈이다.
홍준표 후보는 9곡을 사용해 문 후보에 이어 음원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홍 후보측은 '크레인스(CRANES)' '아 대한민국' '무조건' '앗뜨거월드컵' '귀요미송' '부산갈매기' '조국찬가' '서울의 모정' 등 9곡을 골랐다. 동요같은 곡은 물론이고 응원가, 전통가요,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곡을 사용해 유권자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각각 4곡을 사용해 동률을 기록했다.
안 후보는 '그대에게' '민물장어의 꿈' '젊은그대' '다함께차차차' 등 경쾌한 음악을 사용하면서 젊은 후보자 이미지를 내세웠다는 평가다.
유 후보 역시 트와이스의 '치어 업'을 문재인 후보와 함께 나란히 사용했고 '파란나라' '샤방샤방' '고등어' 등 우리에게 익숙한 리듬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갔다.
이밖에 심상정 후보가 '질풍가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붉은 노을' 등 3곡, 김선동 후보가 해피송(HAPPY SONG), '아따고것참' 등 2곡을 로고송으로 채택했다.
음악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도 전통 가요가 강세를 기록한 가운데 댄스음악과 응원가요가 표심을 잡는데 주로 사용됐다”면서 “다양한 음원이 사용된 것은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음원이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되면서 원 창작자도 선거 특수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후보진영에서 곡을 선택하면 곡당 200만원씩 저작권료를 저작권단체에 제공하는 것 외에 개사나 편곡에 따른 인격권 대가로 창작자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면서 “저작권자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사용료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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