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단행된 대통령비서실 조직개편으로 향후 정부 부처 조직개편 향방에도 관심이 쏠렸다. 대통령비서실 개편은 산업, 통상, 정보방송통신, 중소기업 관련 부처들의 후속 개편방향을 점칠 수 있는 척도다.
우선 통상 주무부처의 변화가 예상된다. 정책실장 직속으로 신설된 통상비서관은 현 정부에서 주요 통상 현안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대응 등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통상비서관은 기존 산업통상자원비서관 체제에서 단일 비서관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통상을 현재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분리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통상 부문을 과거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처럼 외교부로 통합시키는 것으로 기정사실화 하는 것은 힘들다는 지적이다. 현 부처 체제에서 통상 정책을 강화하거나, 아예 독임 부처로 만들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외교정책은 국가안보실에서 관장하는 가운데, 정책실장 산하에 통상비서관이 신설돼 외교부로 역할이 강화되는 것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힘들다”며 “기존 산업통상자원비서관 체제보다는 통상 정책을 우선시하겠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밝혔다.
폐지된 미래전략수석 산하에 있던 정보방송통신비서관은 향후 정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이번 개편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은 과학기술보좌관 혹은 산업정책비서관 산하로 이관되는지 명확하게 전해지지 않았다. 우선 범부처적인 4차 산업혁명 대응과 과학기술 발전 전략을 담당하는 과학기술보좌관 산하로 이관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기존 산업과의 융합을 고려해 산업정책비서관 산하로 이관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수석 산하에 그대로 유지된 중소기업비서관은 중기청의 부처 승격으로 이전과는 역할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정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1순위로 이뤄질 중소벤처기업부 승격에 따라 중소기업 육성과 창업 정책 기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인사수석 산하에 있던 인사혁신비서관은 균형인사비서관으로 개편돼 통합과 탕평인사를 주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사혁신처도 부처명이나 기능의 일부 조정이 예상된다.
경제수석 산하 농축산식품비서관과 해양수산비서관은 농어업비서관으로 통합됐다. 기존에 부처 단위로 구성된 비서관 체제를 정책 어젠다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개편 취지를 살린 조치로 풀이된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
양종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