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요 매출처 가운데 인도 유통업체가 급부상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주요 매출처에 애플, 도이체텔레콤, 메트로, 릴라이언스리테일, 스프린트가 올랐다. 판매금액 기준으로 상위 5개 기업이다. 전체 매출액 대비 9%에 불과하지만 미국 유통회사와 통신사가 주를 이뤘던 지난해와 비교된다. 삼성전자 2016년 주요 매출처는 애플, 베스트바이, 도이체텔레콤, 스프린트, 버라이즌이다.
유럽과 미국 기업이 대부분이었던 과거 주요 매출처와 달리 인도 유통업체가 상위권에 자리잡으면서 이목을 모으고 있다. 릴라이언스 리테일은 2006년 설립된 인도 최대 유통업체다. 20개 이상 자회사를 거느리며 마트, 슈퍼마켓뿐 아니라 가전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13년에는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입,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인도업체 급부상은 삼성전자 1분기 판매 품목 변화 때문이다. 삼성전자 1분기 매출 실적을 보면, IT모바일(IM) 부문 매출이 작년 대비 14.9% 줄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사업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의미다. 삼성 갤럭시노트7 판매가 중단되면서 지난해 말과 올해 1분기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갤럭시노트7 파동으로 프리미엄 모델 없이 1분기를 보냈다”며 “주요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 일부 판매처가 상위 매출처에서 빠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TV, 모니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판매하는 CE 부문은 작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가전 사업 호조로 릴라이언스 리테일과 같은 유통업체 대상 매출이 늘어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릴라이언스 리테일은 기존에도 주요 매출처 중 하나였지만 미국 통신사에 공급하는 물량이 줄어들면서 순위권 안에 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도가 삼성전자 주요 매출처로 자리잡으면서 판매 창구가 다각화되긴 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 갤럭시8 출시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빈자리를 채웠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7 리퍼폰이 다시 출시돼 추가 성과도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국과 유럽 통신사에 공급되는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나면 주요 매출처가 다시 바뀔 수 있다”면서 “IM부문 실적 회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