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구진이 오랜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남극 북부 반도 지대의 상당한 부분이 이끼로 뒤덮인 것을 발견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매슈 에임즈버리 영국 엑서터대 연구원이 지난 18일 '커런트바이올로지'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기존보다 훨씬 성장 속도가 빠른 이끼 2종을 남극에서 새롭게 발견했다고 밝혔다. 에임즈버리 연구원은 이 연구를 케임브리지대, 더럼대 연구진과 함께 진행했다.
이끼류는 통상 1년에 1㎜ 미만으로 성장한다. 반면에 새롭게 발견한 이끼는 3㎜ 이상 성장했다.
에임즈버리 연구원은 이런 폭풍 성장이 오랜 시간 이어진 변화 과정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남극에서 식물이 살 수 있는 곳은 전체 면적의 1% 미만이다. 그러나 일부 얼음이 녹는 지역에는 이끼가 자란다. 여름에 생긴 얇은 이끼 층은 겨울에 얼어붙었다가 다시 녹는다. 그 위에 또 다른 이끼 층이 쌓이게 된다. 아래층의 이끼는 겨울의 낮은 온도에도 잘 보존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이끼가 변이했다는 게 에임즈버리 연구원의 입장이다.
연구팀은 남극 북부 반도의 약 640㎞(400마일)에 이르는 지역의 토양 샘플을 분석, 식물 성장 패턴의 변화도 확인했다. 이 지역은 빠르게 온도가 상승하고 있는 지역이다. 50년 전에 비해 최근 이끼류의 성장도 4~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빙하가 감소하고 해빙 면적이 늘어나면서 변화가 21세기 내내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임즈버리 연구원은 “남극의 녹지화는 북극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심하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멀지 않아 많은 나무가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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