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은행, 자동차 대출 대폭 축소…'제2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

미국 대형 은행들이 자동차 대출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기관들은 지난 금융위기 이후 수년 간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아 인기가 시들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 운영이 가능한 자동차 대출시장에 집중해 왔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1분기 말 총 자동차 대출 규모는 1조1700억달러로 바닥을 쳤던 2010년에 비하면 70% 가까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이 제2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재연을 우려해 자동차 대출 시장을 감축하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이 제2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재연을 우려해 자동차 대출 시장을 감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주 연방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중 미 주요 상업은행들의 자동차 대출 규모는 4400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6억달러 감소했다. 이는 6년 만에 처음으로 2분기 연속 줄어든 것이다.

웰스 파고와 JP 모건 체이스 두 은행 역시 올 1분기 자동차 대출 감소 규모가 지난해 1분기 대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는 미 은행들이 채무불이행과 소송에 대한 불안 속에 자동차 대출 축소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이상으로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주요 은행들이 자동차 대출을 대폭 줄이고 있는 이유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음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대출 시장에서 이미 차의 실제 가치 이상 또는 채무자의 상환 능력 이상으로 대출이 이뤄지는 사례가 많은 상황이다.

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