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1980년대 말 일본 토요타는 6만5000여명의 직원이 자동차를 연간 4500만대 만들었다. 같은 시기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직원 75만여명이 총 8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토요타는 1인당 평균 70대, GM은 평균 10대의 차를 만들어 낸 셈이다. 왜 생산량의 차이가 7배나 난 것일까.
▲오늘의 성공 스토리
보통 자동차 회사는 부품을 납품 받는 업체가 5000여곳에 이른다. 이에 필요한 수많은 관리 업무를 대부분 내부 직원이 자체 해결을 한다. 그러다 보니 일이 많을 때는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가 하면 일이 적을 때는 인력이 남아돌기도 한다. 토요타는 납품업체 관리 업무를 모두 외부 업체에 맡겨서 처리했다. 평소에는 기존의 납품업체 관리 부서를 독립시킨 별도 회사에서 일을 처리하고 일이 많이 몰릴 때만 전문 관리업체를 추가로 이용했다.
자사의 특정 부서 업무를 통째로 아웃소싱하는 것을 비즈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BPO)이라고 한다. 이를 활용하면 비핵심 업무를 전문 처리하는 외부에 맡겨서 비용은 줄이고 효율은 높일 수 있다. 또 핵심 역량에만 집중해 경쟁력이 생기고, 조직 규모가 작아져서 시장 변화에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요즘처럼 변화 속도가 빠르고 불황으로 비용 절감이 필수 과제가 된 시대에 BPO는 더욱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BPO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본 기업은 고작 14%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BPO를 성공리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19>비용 잡아먹는 비핵심 업무, 과감하게 아웃소싱하라](https://img.etnews.com/photonews/1705/957192_20170531131735_204_0001.jpg)
첫째 아웃소싱 업체를 갑과 을 관계가 아닌 대등한 관계로 대해야 한다. 단기성 아웃소싱과 달리 장기간 함께 일을 해야 하는 BPO는 실력 있는 업체를 찾기 어렵고, 한 번 관계가 끊어지면 쉽게 회복하기 어렵다. 세계 셋톱박스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휴맥스도 연구개발(R&D) 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생산 관련 부문을 BPO로 해결했다. 이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한 업체를 위해 생산 공장을 대신 건설한다거나 내부 생산 전문가를 파견, 업체를 돕게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함께한 소규모 인력 파견 아웃소싱 업체는 중견업체로 성장, 휴맥스의 자재 구매 업무를 해결해 주는 등 훌륭한 파트너로 성장했다.
둘째 해당 업무와 관련된 내부 인력을 모두 내보내서는 안 된다. 회사 내부에 업무 역량이 아예 없으면 불의의 상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2004년 국내 최대 인터넷 업체인 NHN은 자사 정보기술(IT) 인프라 관리 업무를 한국IBM에 통째로 맡겼다. 3년 뒤 NHN은 자사와 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서비스를 해지하려 했지만 이미 내부 관리 인력을 모두 내보낸 뒤여서 업무를 곧바로 재개할 수 없었다. 결국 관리 수준을 이전만큼 회복하는 데 무려 6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마지막으로 BPO 과정으로 생긴 구조 조정으로 나간 직원들이 불만을 품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2011년 노키아는 휴대폰 소프트웨어(SW) 개발 업무를 글로벌 컨설팅 회사 액센추어에 통째로 아웃소싱하고 개발자 3000여명을 액센추어로 이직시켰다. 그런데 이후 액센추어가 구조 조정을 하면서 노키아 출신 개발자 가운데 상당수를 해고했다. 해고당한 개발자들은 두 회사가 합심해서 처음부터 자신들을 해고시킬 심산이었다며 소송을 걸었다. 이로 인해 두 회사 모두 금전 손해와 이미지 손상을 입어야 했다. BPO는 구조 조정을 일으키기 마련이지만 많은 기업이 이직 후에 나간 직원들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장기 발전을 내다보고 시행하는 BPO인 만큼 눈앞의 이득을 좇다가 큰 화를 입는 일은 면해야 할 것이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19>비용 잡아먹는 비핵심 업무, 과감하게 아웃소싱하라](https://img.etnews.com/photonews/1705/957192_20170531131735_204_0002.jpg)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여러분도 비용만 잡아먹는 비핵심 업무 때문에 고민인가. 그렇다면 앞의 세 가지에 유념해서 과감하게 BPO를 도입해 보라. 비용은 줄이면서 생산성은 높이는, 똑똑하고 알뜰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정리=박은정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 제작본부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