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부장' '과장' 직급을 없앤다. 연공 서열 기준 5단계 직급을 역할과 기능 중심의 3단계로 단순화한다. 내부 전자 결재에는 음성까지 추가, 소통 중심 조직 문화를 조성한다. 월요일 회의를 없애는 등 기업 문화 자율화 확산에도 나섰다.
31일 LG전자는 연구원을 포함한 사무직 직급을 5단계에서 3단계로 단순화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직위·연공 중심에서 역할 중심으로 전환한다. 대리부터 과장은 '선임', 차장부터 부장까지는 '책임'으로 각각 바꾼다. 사원 직급은 기존과 동일하다. 직제 개편은 7월 1일 적용한다.
LG전자는 역할, 능력,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직제 개편을 단행했다. 의사 결정을 빠르고 단순화시켜서 직원 성장뿐만 아니라 회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기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업무 프로세스 효율성이 높아지고 조직의 창의 및 자율 문화 조성에 무게를 뒀다.
LG전자는 스마트한 업무 환경 조성에 나선다. 우선 전자결재 시스템을 바꾼다. 기존의 전자 결재는 텍스트로만 이뤄졌다. 최근에는 음성 기능까지 추가, 강조해야 할 부분이나 중요한 업무 보고는 음성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의 텍스트나 전자문서로만 보고할 때는 업무 핵심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면서 “음성 기능을 추가시켜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더욱 세밀한 소통 강화 체계를 확보, 보고 정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3월부터는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을 '회의 없는 날'로 정했다. 업무에 더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LG전자 임직원은 월요일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주말에 출근하는 일도 크게 줄었다.
매주 금요일에는 청바지 등 차림으로 출근하는 '캐주얼 데이'도 시행하고 있다.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스마트하고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박철용 LG전자 최고인사책임자(CHO)는 “직원이 창의 및 자율 조직 문화에서 스마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도 올해 과장, 부장 직책을 없애는 등 기존 직제를 개편했다. LG그룹 측은 그룹 차원의 일괄 조정이 아니라 계열사 조직에 따라 맞춤형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그룹 내 계열사로도 직제 개편 및 새로운 스마트 조직 문화 프로젝트가 더욱 확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LG 관계자는 “LG 그룹 전반에 걸쳐 조직 문화 개선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신속한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창의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