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제프 베저스나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같은 투자자 없나요.”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면서 듣는 얘기다. 베저스나 머스크는 미래가 유망한 벤처 곳곳에 투자하기로 유명하다. 비록 당장 수익은 안 나도 베저스나 머스크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 투자하는 투자자가 나오길 기대하는 목소리다.
요즘 부쩍 투자에 목말라 하는 기업이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펀드 개편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입장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데에는 국내 투자가 한쪽에 치우쳤다는 불만이 똬리를 틀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털(VC)의 투자 방향이 회수가 빠른 쪽에 지나치게 몰렸다는 지적이다.
VC가 선호하는 투자 분야는 게임과 금융 등이다. 대체로 단기간에 투자 회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개인간거래(P2P) 업체나 게임업체가 수십억원부터 1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받았다는 소식도 종종 들려온다. 반면에 투자 기간과 금액이 큰 제조업 분야에선 이런 투자를 찾기 어렵다.
VC는 게임이나 P2P금융 같은, 당장 눈앞에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만 투자한다. 미래 일자리 창출과 산업 미래를 책임질 곳에 투자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VC만 탓할 일도 아니다. 펀드에 초기 자금을 대는 정부의 투자 정책조차 그동안 회수에만 초점을 맞춘 탓이다.
새 정부 들어 중소기업부가 출범을 앞뒀다. 중소기업부는 조직만 부로 승격하는 게 아니라 기능도 많아지고 인력도 늘어난다. 중소기업부 신설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오랫동안 원해 온 일이다. 기업이 중소기업부 신설을 원한 것은 단순히 부처가 강해지는 것을 원한 것은 아니다. 작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도 햇살이 비치도록 힘이 돼 달라는 당부가 담겼다. 신설될 중소기업부는 미래를 위한 투자가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