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일자리 창출 지렛대로 활용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소프트웨어(SW) 창업 중소기업 세액 감면율을 높이고 스타트업의 지방세를 감면하는 등 세제 지원을 대폭 강화, 창업 붐을 조성한다. 미래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기업청 등 주요 부처는 4차 산업혁명 대응과 창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위한 후속 협업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1일 서울 정부청사 별관에서 '일자리 100일 계획'을 발표하고 4차 산업혁명 창업 생태계 조성을 통한 일자리 공급 계획과 공공 영역 81만개 일자리 창출 계획을 구체화했다.
새 정부는 우선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과 벤처·창업 지원 기능을 일원화하고, 오는 8월까지 혁신 창업생태계 조성 종합 대책을 수립한다.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TIPS) 확대와 함께 코넥스 상장 요건 완화, 네거티브 규제 심사 기구 확대 개편 방안 등이 담긴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 확대 방안도 같은 기간 내 수립한다. 엔젤투자 소득 공제 적용 대상을 현행 정책금융기관 우수기술평가 기업에서 민간금융기관 우수기술평가 기업으로 확대하고, 기술혁신 중소벤처기업 인수합병(M&A) 시 세액 공제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경쟁력인 SW 창업 중소기업 세액 감면율을 현재 5년 동안 50%에서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SW 산업 경쟁력 확보를 통한 일자리 창출 공약의 일환이다.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고 5개년 대응 계획도 마련한다. 위원회는 5세대(G) 상용망 및 사물인터넷(IoT) 전용망 조기 구축, 의료 등 주요 분야의 빅데이터센터 설립,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시장 규제 개선 등을 전담하며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다.
생명·안전과 직결된 일자리에 비정규직 고용을 제한하는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제도'와 비정규직 도입이 과도한 대기업에 대한 고용부담금 도입 카드도 꺼낸다.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기업일수록 세제 혜택이 확대될 수 있도록 투자·고용 세제지원제도도 통합, 재설계한다. 공공 부문에서는 81만개 일자리 로드맵을 수립하고 당장 하반기에 1만2000명 추가 채용에 나선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 도래로 산업·고용 구조 근본이 변하면서 발생하는 일자리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플랫폼 생태계를 선점한 기업 중심으로 승자 독식이 심화되고, 중·저숙련 일자리가 대체되면서 고용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J노믹스는 일자리로 시작해서 일자리로 완성된다”면서 “일자리 위기에 대비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일자리 창출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부, 산업부, 국토교통부, 행정자치부, 중기청은 합동으로 4차 산업혁명 기반의 일자리 창출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들 부처는 이날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합동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세부 실행 계획을 보고했다.
부처 합동으로 △4차 산업혁명 추진 체계 구축 방안 △혁신형 창업 국가 실현 방안 △기타 미래형 신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하고 부처별 업무 분장과 핵심 추진 방향을 마련하기로 했다. 창업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규제를 완화,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다뤘다.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은 “창업 열풍을 일으키려면 4차 산업혁명을 전제로 한 기술 창업밖에 없지만 다양한 규제가 이를 가로막는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면서 “부득이하게 꼭 필요한 몇 가지 규제만 남기고 창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는 게 대전제”라고 강조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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