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정보기술(IT) 회사를 운영하는 임 사장은 올해 매출이 줄어 걱정이다. 몇 달 전 회의에서 이 상황에 대해 물어 봤을 때 분명히 직원들은 품질이 업그레이드되면 상황이 금방 좋아질 것이고, 고객 평가가 좋으니 대박 나는 건 시간문제라고 낙관하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실적은 대체 왜 여전히 엉망일까. 알고 보니 직원이 상사 눈치 보느라 고쳐야 할 문제점은 숨긴 채 사탕 발린 말만 늘어놓은 것이 아닌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20>직원이 듣기 좋은 말만 해 준다? 마냥 좋아만 하다간 낭패 보기 십상](https://img.etnews.com/photonews/1706/960645_20170607132736_570_0001.jpg)
▲오늘의 성공 스토리
조직 행동 분야의 세계 석학인 제프리 페퍼는 이런 상황을 만든 건 바로 리더 자신이라고 말한다. 리더가 평소 나쁜 소식이나 직원이 실수한 얘기를 들으면 직원에게 화를 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직원이 리더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다 보면 결국 리더 귀에는 '좋은 말'만 들어가게 되고 만다. 그러나 리더라면 쓴소리도 삼켜야 회사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실제로 인도 IT 서비스 기업인 HCLT의 비니트 나야르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의 솔직한 발언을 끌어내기 위해 다음의 두 가지 방법을 썼다.
첫째 일부러 괴짜 같은 행동을 해서 직원들이 자신에게 느끼는 두려움을 없앴다. 나야르가 2005년에 CEO로 부임하고 난 얼마 후 대규모 사내 콘퍼런스가 열렸다. 그런데 콘퍼러스 시작 전에 갑자기 음악이 흘러나오더니 나야르가 무대에 올라와 10분 동안 막춤을 추는 것이 아닌가. CEO의 이런 돌발 행동에 직원들은 큰 웃음을 감추지 못했고, 콘퍼런스를 앞두고 경직돼 있던 분위기가 한결 누그러졌다. 사실 CEO에 대한 '두려운 분위기'를 없애려면 권위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지만 이를 직원으로 하여금 직접 느끼게 하는 리더는 많지 않다. 나야르는 직원들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CEO 역시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길 원했다. 자신의 막춤에 직원들이 즐거워하며 자신에 대한 벽을 허무는 것을 확인한 나야르는 이후로도 큰 회의 전에 회의 때 누구든 어떤 얘기라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상습'으로 춤을 추며 기꺼이 자신을 망가뜨렸다.
둘째 직원이 열린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투명한 얘기를 솔선수범했다. 우선 나야르는 직원들이 CEO에게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사내 온라인포럼을 만들고 그 안에 '내 문제(My Problem)'라는 코너를 따로 열었다. 여기에서 그는 회사 문제점과 자신의 약점도 털어놓고 해결책을 잘 모르겠다고 솔직히 말하며 직원들의 조언을 구했다. 리더가 회사에 대한 안 좋은 말까지 다 하니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스스로 문제점과 약점을 털어놓는 리더를 보며 직원들의 생각은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리더를 어려워만 하지 않게 된 것이다. 리더도 모르는 게 있으니까 직원도 문제점을 숨기지 않고 바로 바로 말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부정 반응도 솔직하고 투명하게 공유했다. 이 덕에 나야르와 직원들은 나쁜 점을 고칠 기회를 빨리 잡을 수 있었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해결책을 찾아 나갈 수 있었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20>직원이 듣기 좋은 말만 해 준다? 마냥 좋아만 하다간 낭패 보기 십상](https://img.etnews.com/photonews/1706/960645_20170607132736_570_0002.jpg)
결과는 어땠을까. 나야르의 '두려움 깨기' 활동이 진행된 첫 4년 동안 고객 수는 4배가 늘었고, 직원 이직률은 50%까지 줄어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매출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6배 이상 늘었다. '두려움 깨기' 같은 파격의 경영 기법을 제시하며 나야르는 2011년에 세계 50대 경영 구루의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늘의 아이디어
직원들이 당신의 눈치를 보느라 입바른 소리만 해서 고민인가. 그렇다면 비니트 나야르 HCLT CEO처럼 직원들 앞에서 친근감 있는 행동을 보여 주고 본인의 실수를 먼저 투명하게 털어놓는 것은 어떨까. 사람 냄새가 나는 당신 모습에 직원들도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슴없이 발언, '직원들은 다 아는데 CEO만 모르는' 분위기는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정리=임채경 IGM 글로벌 비즈킷 해외사업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