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삼성전자가 양자암호통신,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SK텔레콤에 이어 국내 최대 통신·전자 기업이 가세, 취약한 우리나라 양자정보통신 기술과 산업 기반 확대는 물론 양자 산업 경쟁력 제고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양자(퀀텀) 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려는 국가 전략에도 일조할 전망이다.
KT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수원 한국나노기술원에 양자통신 응용연구센터를 설립한다. KIST가 운영하는 양자정보연구단이 공동 연구에 합류한다. KT와 KIST는 양자암호통신 상용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삼성종합기술원(종기원)은 '국제연구지원(GRO)' 과제로 양자컴퓨터를 선정하고 이달 초 아이디어 공모를 완료했다. 양자컴퓨터 과제 담당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해외 대학 연구진과 9월부터 공동 연구를 시작한다. 해외 대학 연구진에는 연 최고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를 지원한다. 지식재산권도 공동 소유한다. 단순한 기술 개발 지원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기술 축적을 위한 장기 투자로 해석된다.
양자컴퓨터 개발 목표로는 △양자 오류 보정 기술 △효과 높은 양자 조작 기술 △양자비트(큐비트) 장비를 위한 아키텍처 △새로운 양자 알고리즘 개발 등을 제시했다. 양자컴퓨터 선행 연구를 넘어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특유 '중첩' 성질을 이용한 컴퓨터로, 슈퍼컴퓨터를 여러 대 연결한 것보다도 수천 배에서 수만 배 빠른 연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삼성전자 가세로 국내 양자 기술 개발 경쟁이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이 분당연구소에 퀀텀테크랩을 운영하며 양자암호통신, 양자컴퓨터 등을 개발했다. SK텔레콤과 KT, 삼성전자 간 경쟁으로 기술 개발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양자 산업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글로벌 기업 추격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 단기간의 고난도 기술 개발이 숙제다.
구글과 IBM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10여년 전부터 양자컴퓨터 개발을 시작했다.
정부도 양자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4년에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를 발전시킨 종합 계획을 수립, 국책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안도열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석좌교수는 “국내 대표 기업의 잇달은 참여는 양자기술 경쟁력 제고는 물론 산업 생태계 조성, 지속 성장 기반 마련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면서 “양자 산업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따라잡고 일등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마켓 리서치 미디어는 2025년 양자암호통신과 양자컴퓨터 세계 시장 규모가 26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