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ISO26262 세컨드에디션, 반도체 업계 대응해야](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7/07/03/article_03163753401241.jpg)
ISO26262는 차량 전자장치 오류로 인한 사고 방지를 위해 국제표준기구(ISO)가 2011년 11월에 제정한 국제 표준이다. 이 표준은 파트 1부터 파트 11까지 차량 전장 부품과 소프트웨어(SW) 설계, 분석, 검증 등 안전 관련 요구 사항이 정리돼 있다.
이 표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완성차 또는 전장 업체로서 부품이나 SW를 공급하기 어렵다. 자동차 부품 업계에선 ISO26262를 사실상 '기술 장벽'으로 본다.
약 7년이 지난 내년 초에는 ISO26262의 세컨드에디션이 정식 발효된다. 새로운 표준에는 반도체 설계 파트가 새롭게 추가됐다. 이 내용은 파트 11에서 다뤄진다. A4 용지 180쪽 분량이다. ISO26262 세컨드에디션에서 추가되는 반도체 설계 표준은 강제 사항이 아닌 '가이드라인' 형식이다. 그러나 세계 유수의 차량 관련 고객사는 이를 준수하길 원할 것이다. 가이드라인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공급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다.
인텔, 퀄컴, 엔비디아,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온세미컨덕터, 르네사스 등 해외 유수의 반도체 업체는 ISO26262 세컨드에디션 표준 문서 작성에 동참했다. 저마다 유리한 방향으로 의견을 내고, 어떤 주제에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그 결과 ISO26262 세컨드에디션 표준의 마지막 초안은 이미 나왔다. 큰 이견이 없는 한 이 초안이 표준으로 굳어질 것이다. 표준화에 참여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이미 ISO26262 세컨드에디션 관련 대응 역량을 확보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우리는 어떤가. 국내 반도체 업체 대부분은 이 분야 대응이 미흡하다. 중소 팹리스는 물론 대기업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취재 과정에서 ISO26262 세컨드에디션이 곧 발효된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기업도 있었다. 이런 기업이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란 어려울 것이다.
반도체 설계 가이드라인을 포함하고 있는 ISO26262 세컨드에디션이 발효될 시간은 이제 6개월 정도 남았다. 학습하고 정보를 얻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늦었지만 그래도 아직 시간이 남았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