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3D 프린팅,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원천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가치사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리 정부와 제조업계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이브리드형 분업 체제에 맞춰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역량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과 한국 산업의 대응' 보고서에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전까지 세계 무역의 높은 성장세를 이끌었던 글로벌 가치사슬이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1년까지 글로벌 가치사슬 확대에는 제조업 중간재 무역이 크게 기여했다. 2012년 이후 기여도가 현저히 낮아지고, 제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이 바뀌었다. 중간재 무역 증가율은 2012년부터 5% 이하를 기록 중이다. 2003년 이후 2009년만 제외하고 15% 내외를 기록했던 증가율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은 주요국이 새로운 가치사슬에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산업과 혁신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과도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래 글로벌 가치사슬은 핵심 기술, 부품과 서비스 공급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져 수직·수평 분업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위원은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각 요소에 로봇공학, 3D 프린팅,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원천 기술이 접목되면서 구조가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전개되는 하이브리드형 분업체제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가치사슬 플랫폼과 핵심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지배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이 플랫폼과 디지털 중심 글로벌 가치사슬 형성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면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역량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국내 산업계와 관련 부처가 세계 산업지형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는지를 종합 점검하는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