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https://img.etnews.com/photonews/1707/972467_20170709200719_353_0001.jpg)
캐나다 과학자들이 천연두 바이러스 사촌격인 '마두(馬痘)'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합성하는 데 성공, 논란이 일고 있다. 마두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바이러스다.
캐나다 앨버타대학 데이비드 에번스 교수팀은 유전자 기술로 마두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해 11월 WHO 전문가회의에서 발표했다. 마두 바이러스는 말에게 천연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거의 멸종에 가까울 만큼 발생이 드물다.
에번스 교수팀 발표는 당시 WHO 전문가 사이에서만 주목받고 과학계 전반과 대중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 유명 학술지이자 과학잡지 '사이언스'가 지난 6일(현지시간) 이를 자세히 다뤘다. 이어 주요 언론매체가 전하면서 에번스 교수팀의 실험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일정 수준 과학자라면 마두 바이러스 합성이 크게 어렵지 않아 획기적 성과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이미 천연두 바이러스 유전체 전체가 규명되고 유전자 기술이 보편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를 계기로 과거에 없거나 사라진 바이러스 등 병원체를 유전자 기술로 실험실에서 만드는 일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에번스 교수는 마두 바이러스 합성은 효과적이고 안전한 마두, 천연두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면역 항암제 개발 등에도 쓰일 수 있고 합성 마두 바이러스는 인체 감염 위험이 없다고 강조했다.
외신에 따르면 상당수 전문가도 이를 지지하면서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실험실에서 유출되거나 생화학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을 제어하는 장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연구와 실험이 쉽고 저예산으로 수행할 수 있어 통제와 감시가 어렵고 우발적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에번스 교수팀은 독일 유전자업체에 관련 '중첩 DNA 조각'을 주문, 우편으로 받은 뒤 소수 연구진이 반년 만에 합성에 성공했다. 연구비도 총 1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에번스 교수팀 연구결과는 논문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학술지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논문 게재를 거부했다. 에번스 교수팀은 논문 발표 준비를 하고 있으나 악용 가능성을 우려, 어느 정도까지 자세하게 쓸지를 고심 중이라고 의약 전문지 스태트뉴스는 전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