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곳곳에서 백화점 아웃렛 물건을 쓸어 담던 중국인 관광객(유커)가 지갑을 닫고 있다.
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먼이 중국인 관광객 20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의 평균 쇼핑 비용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평균 쇼핑 비용은 6705위안(113만원)으로 전년도 집계치 8050위안(136만원)에 비해 줄었다.
숙박과 관광비용은 일부 늘었다. 전체 여행비용은 전년보다 3.5% 증가한 2만317위안(343만원)을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쇼핑 비용을 줄이게 된 건 온라인 쇼핑 발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플레이택스 브래지어부터 크리스티앙 디오르 립스틱, 블루 나일의 다이아몬드 귀걸이까지 모두 알리바바나 징둥닷컴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주문도 간편하고 빠르면 하루 만에 배송된다. 중국인 관광객이 지갑을 닫으면서 일본과 미국 유통업체가 즉각 타격을 입고 있다. 일본 면세업체 라옥스는 지난해에만 매출이 33% 줄어들었다. 미국 메이시스 백화점은 매장 점포 수를 줄이고 있다.
프랑스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와 일본 맥주업체 기린홀딩스도 매출 부진 이유를 중국인 관광객에서 찾고 있다. 헌터 윌리엄스 올리버 와이먼 파트너는 “아웃렛 몰은 덜 가고 국립공원에 돈을 더 쓰고 있다”면서 “글로벌기업이 유커 지갑을 열기 위해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