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中서도 반등 노리나…'저가 TV로 프리미엄 맞불'

샤프, 中서도 반등 노리나…'저가 TV로 프리미엄 맞불'

샤프가 중국에서 저가 TV를 앞세워 시장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프리미엄 TV 전략을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샤프 전략이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중국 가전시장 조사업체 중이캉과 KOTRA에 따르면, 샤프는 1분기 TV 중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3% 증가했다. 필립스가 15.7% 증가해 뒤를 이었다. 창홍과 하이얼 등 중국 TV 시장을 주도하는 현지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외국계 기업이 모두 판매량이 떨어진 가운데 샤프 판매량만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등 영향으로 한국 기업의 중국 TV 수출이 줄어든 현상이 있지만 샤프 TV 판매량이 급증한 건 이례적”이라면서 “샤프가 공략하는 주요 시장인 중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샤프 TV 판매량 증가는 가격 경쟁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샤프는 폭스콘에 인수된 뒤 저가 TV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는 판촉 행사를 통해 가격 인하 폭을 확대했다. KOTRA 분석에 따르면, 샤프가 지난달 판매한 70인치 TV 가격은 7499위안(약 126만원)이다. 소니 60인치 TV 8779위안(약 148만원), 삼성전자 TV 7535위안(약 127만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TV 시장은 프리미엄 수요도 크지만 중저가 제품 시장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면서 “샤프는 중저가 TV 시장을 공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각에서는 샤프 중저가 TV 전략이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랜드 인지도 약화뿐 아니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샤프가 하이센스에게 샤프 브랜드 사용 중단과 상표권 회수를 위해 소송을 건 전략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샤프는 하이센스에게 샤프 상표 라이선스를 제공, 하이센스가 생산하는 일부 TV 제품에 샤프 브랜드를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하지만 하이센스가 생산한 TV가 품질이 낮아 샤프 브랜드 인지도를 떨어트린다며 상표권 회수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시장이 프리미엄으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샤프 전략은 장기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면서 “중국 시장에서 반등을 노리는 샤프가 저가 경쟁에 돌입한다는 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중국 TV 시장이 샤프와 중국 현지업체의 중저가 시장, 삼성전자·LG전자·소니 등 외산 프리이엄 제품으로 양분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QLED TV 마케팅 판로를 확대하는 등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어 시장 판도가 빠르게 바뀔 것이란 전망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