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시장, 앞으로도 계속 성장합니다. 그동안 모바일에서 이젠 데이터센터가 성장을 이끌 것입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17 기조연설에 반도체 지속 성장론을 피력했다.
박 부회장은 기조연설에서 메모리 시장은 향후에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까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이 메모리 시장을 선도했다면, 이제는 데이터센터가 중심시장이 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모바일 시장에서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흐름은 바뀌겠지만, 모바일 시장이 죽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스마트폰 수는 줄지만 스마트폰 성능이 올라가면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숫자는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자율주행자동차와 같이 높은 컴퓨팅 성능을 요구하는 서비스가 이끈다고 분석했다. 또 5세대(5G) 이동통신 역시 데이터센터 시장 개화를 촉진할 요소로 지목했다. 5G 기술로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이 데이터센터 시장에 뛰어들어 하드웨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치킨게임 양상은 아니지만 많은 투자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성능 컴퓨터 성능이 요구되는 AI시대가 본격화되면 그만큼 반도체가 필요하다는 의미”라면서 “반도체 시장은 AI를 기점으로 큰 성장을 이룰 것이며, 향후 자율주행차 시장이 본격화되면 다시 한번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부회장은 반도체 업계는 기술 난제를 뛰어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가 직면한 장애물 중 하나로 '파워-성능 간 상관관계'를 꼽았다. 고객 요구 성능은 높아지지만 이를 위해 소모되는 에너지는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고객은 항상 높은 성능과 낮은 파워(전압)를 요구한다. 전압을 낮추면서 성능을 끌어올리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현재 메모리반도체 소모 전력을 1볼트까지 낮추는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1.1볼트에서 1볼트로 낮추는 데도 공정이 굉장히 복잡해진다”고 밝혔다.
치솟는 비용도 반도체 기술발전 걸림돌이다. 공정이 정교해질수록 투자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파워를 낮추기 위해서는 공정이 늘어나는데 공정장비 하나에 1800억원,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약 2000억원이 들어간다”며 “공정이 정교해질수록 비용절감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미래 메모리 기술발전 관건은 나노 소재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소재들이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될 것이고, 새로운 메모리 기술발전은 전적으로 소재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