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직접 요금을 설정하는 보편 요금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강력한 시장개입 정책으로 평가된다.
이제까지 요금 인가제는 정부에 '관리권'을 부여한 방식이었다. 이동통신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약관을 제출하면, 미래부가 이용자 차별 또는 불공정 요소가 없는지 적정성을 심사해 허가 또는 불허 여부를 결정했다.
보편 요금제는 관리권을 넘어 '설정권'을 부여한다. 100여개 넘는 요금제 적정성을 일일이 평가해 인가 또는 불허 방식만으로 최적의 요금제를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요금제 1개를 미래부가 직접 설계해 이통사 출시를 의무화한다.
이에 대해 시장 가격에 대한 정부 과도한 개입이라는 비판 여론이 높다.
이동통신사는 정부가 특정 요금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서 전체 상품 라인업을 변화시켜야 하고, 사실상 전체 상품이 정부 가이드라인을 따르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정부가 공사에 사업을 위탁해서 요금제를 관리하는 것과 같은 형태가 될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미래부가 보편 요금제 기준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재량권도 문제로 지적된다.
미래부는 데이터 제공량을 전년도 무제한요금제를 제외한 평균 데이터 제공량 45~77% 내에서 결정하도록 했다. 데이터당 평균 요금(전체 이통사 요금수익을 전체데이터 제공량으로 나눈값) 100%~200%를 넘지 않도록 했다. 데이터 제공량 1GB당 가입자 평균요금이 2만원으로 계산됐다면 2만~4만원 범위에서 요금제가 정해진다.
특정 기준에 따른 자동 산출 방식이 아닌데다, 기준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재량권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강병민 경희대 교수는 “원가 등 근거와 구체성이 투명해야 한다”면서 “요금기준 산정방식을 구체적으로 정밀하게 분석해야 하고, 이통사 재무구조 악화시키지를 않는지 면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