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도 카카오 돌풍…네이버·KT와 자존심 건 한판 대결

캐릭터 프렌즈 활용해 젊은층 호응…네이버·KT와 한판 대결

네이버, KT, 카카오가 수조원대의 체크카드 시장에서 격돌한다. 지난 주말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 직원이 캐릭터 체크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네이버, KT, 카카오가 수조원대의 체크카드 시장에서 격돌한다. 지난 주말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 직원이 캐릭터 체크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카카오가 은행 출격에 이어 체크카드 시장에서도 네이버, KT 등과 격돌한다. 하루 평균 4000억원을 움직이는 체크카드 시장에 우리나라 간판 정보기술(IT) 기업이 모두 뛰어들었다. 각종 페이와 부가 서비스를 앞세우는 등 '체크카드 충성 고객' 확보전이 치열하다. 각기 다른 색깔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기존의 카드사와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KT에 이어 카카오가 은행 개설 첫 주말에 전용 체크카드 발급을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 개장 때 쏟아진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자사 캐릭터를 활용한 '프렌즈 체크카드'를 출시, 시장 파란을 예고했다. 발급 속도가 기대 이상이다.

체크카드도 카카오 돌풍…네이버·KT와 자존심 건 한판 대결

기본 혜택은 네이버나 KT에 비해 떨어지지만 젊은 층을 겨냥, 소장하고 싶은 카드로 입소문을 내면서 카드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영업 이틀째인 28일 오후 체크카드 발급 신청만 30만건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숫자는 주말을 거치며 더 늘었다.

카카오뱅크 프렌즈 체크카드는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기본 0.2% 캐시백 할인을 제공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2배인 0.4%다. 기본 할인은 전월 실적, 사용 금액과 관계없이 제공된다. 마스터카드 제휴로 해외 결제도 가능하다. 후불교통카드 기능도 갖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강점을 살려 각종 제휴사 혜택을 강화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 연회비나 실적 제한 조건이 없고 금액 1%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를 파트너로 끌어들이며 체크카드 연합 진영을 꾸렸다.

네이버 체크카드의 강점은 포인트 포털이다. 포털사이트처럼 여러 포인트 서비스를 체크카드에 녹여 냈다. 적립된 포인트를 전국 8만7000개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웹툰·뮤직·북스·영화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와 네이버 예약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는 올해 6월 말 기준 30만장 발급을 돌파했다. 체크카드에 이어 신용카드 발급도 시작했다.

최인혁 네이버 비즈니스 총괄은 “다양한 제휴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네이버페이의 범용성 확대를 위해 오프라인 결제를 비롯해 제휴 카드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케이뱅크를 통한 체크카드와 자체 클립카드를 출시, 통신사 강점을 살렸다. 플라스틱 카드는 물론 모바일 카드까지 포섭하는 등 IT 색채가 짙은 카드 라인업을 완성했다. 경쟁 관계에 있는 네이버와도 손을 잡았다.

8월 말까지 '케이뱅크-네이버페이 라인프렌즈 체크카드' 사전 계약을 받는다. 카카오 견제를 위한 연합이다.

체크카드도 카카오 돌풍…네이버·KT와 자존심 건 한판 대결

또 계열사인 케이뱅크를 통해 '케이뱅크 체크카드'도 출시했다. 28일 현재 약 37만장을 발급,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케이뱅크 체크카드는 복잡한 혜택보다 단순하지만 실질 혜택을 주는 '포인트 적립형'과 '통신 캐시백형'으로 유형을 나눴다.

월 24만원 이상 이용하면 가맹점에서 이용 금액 1%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적립 포인트는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체크카드도 카카오 돌풍…네이버·KT와 자존심 건 한판 대결

지난달 신용·체크카드, 멤버십카드, 교통카드 총 21가지 결제 수단을 하나에 담은 클립카드까지 선보이며 전자결제 전반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비씨·롯데·하나카드를 제휴사로 끌어들였다. 2020년 가입자 200만명, 연간 거래 금액 27조원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경쟁자 출현으로 기존 카드사도 여러 장의 카드를 하나로 구현한 '원 카드'를 출시하는 등 플랫폼 파괴에 들어갔다”면서 “IT 기업 주도의 새로운 판이 깔렸다”고 설명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