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삼성·LGD와 다른 '저사양 플렉시블 OLED' 시도 눈길

중국 일부 패널 제조사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박막트랜지스터(TFT)로 투명 폴리이미드(PI)를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주목된다. 저온폴리실리콘(LTPS)에 전면발광 구조를 결합한 기존 플렉시블 OLED 기술 난도가 높아 산화물(옥사이드) TFT와 투명 기판을 적용한 배면발광 구조를 대안으로 플렉시블 OLED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고비전옥스(GVO)를 비롯한 중국 일부 패널 제조사가 투명 PI 기판에 옥사이드 TFT와 배면발광 구조를 적용해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양산하는 플렉시블 OLED 기술 난도가 높아 같은 기술 방식으로는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 새로운 대안 찾기의 일환이다.

국내 패널 제조사는 6세대 규격 플렉시블 OLED를 양산하는데 LTPS TFT와 전면발광 구조를 사용한다. LTPS는 중소형 고해상도 액정표시장치(LCD)를 양산할 때 사용한 공정인 만큼 중소형 OLED에도 큰 문제없이 적용했다.

배면발광 구조와 전면발광 구조 비교 (자료=LG디스플레이 블로그)
배면발광 구조와 전면발광 구조 비교 (자료=LG디스플레이 블로그)

전면발광(Top Emission) 구조는 OLED가 TFT 기판의 반대 방향으로 빛을 내는 구조다. 배면발광(Bottom Emission) 구조보다 전력소모가 적어 OLED 소자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전면의 전극을 최대한 얇게 구현해 투명도를 높이면서도 전류 저항을 낮추기가 힘들다.

중국 패널 제조사 대부분은 LCD에 LTPS 공정을 구현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LTPS는 비정질실리콘(아몰퍼스실리콘)에 비교적 낮은 500~600도 레이저를 조사해 결정화함으로써 전자 이동도를 높인 TFT다. LTPS 이동도는 비정질실리콘보다 약 100배 이상 높아 고해상도 패널에 유리하다. 업계는 기술이 성숙한 비정질실리콘 TFT는 한국과 중국 간 격차가 거의 없을 정도로 중국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LTPS 기술 격차는 상당하다고 평가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폴리이미드 필름(CPI)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폴리이미드 필름(CPI)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중국 일부 패널사는 LTPS보다 기술 난도가 낮은 옥사이드로 TFT를 구현하는 대신 TFT 기판을 투명하게 해 개구율을 높이는 우회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옥사이드 재료는 실리콘 대신 'IGZO(인듐·갈륨·아연·산소)'를 사용한다. LTPS보다 전하 이동도는 낮지만 비정질실리콘보다 최소 10배 이상 높고 기존 비정질실리콘 설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인쇄회로기판(PCB) 소재인 불투명한 PI 대신 투명 PI를 적용하면 배면발광 구조에서도 빛이 TFT를 통과하는 면적이 넓어질 수 있다. 투명 PI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커버 윈도를 대체하고 투명 디스플레이 기판을 구현할 새로운 소재로 기대를 모아왔다. 국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개발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TFT를 LTPS가 아닌 옥사이드로 구현하면 해상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지만 투명 PI를 이용해 플렉시블 OLED 장점을 최대한 구현하려는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투명 PI는 당초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중국에서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TFT 기술 비교 표, 자료: 업계>


디스플레이 TFT 기술 비교 표, 자료: 업계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