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를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다시 개발한다. 디스플레이가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과제를 진행하다 과거 중단한 '인폴딩'으로 전환했다. 이미 관련 기술이 상당폭 확보된 인폴딩으로 선회한 것을 두고 상용화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고동진 사장도 최근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밝혀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재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디스플레이 곡률은 3R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3R는 구부러진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반지름 3㎜인 원을 감싼 정도의 휘어짐을 뜻한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을 추진한 건 어제오늘이 아니다. 업계 정보를 종합하면 안 돼도 4~5년 전부터 폴더블 스마트폰 프로젝트를 밟아 왔다.
관심은 삼성전자가 최근 한참 개발해 오던 폴더블 방식을 전격 변경한 데 있다. 디스플레이가 바깥쪽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개발을 중단하고 '인폴딩'을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 초창기 때 인폴딩 방식을 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춰 디스플레이와 관련 부품·소재 연구개발(R&D)이 수년간 이어졌다.
그러다 갑자기 방식이 '아웃폴딩'으로 바뀌었다. 안쪽으로 접는 스마트폰이 아닌 바깥쪽으로 접을 수 있는 폰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이 시기가 불과 1~2년 전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웃폴딩 구현이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디스플레이 등 폴더블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의 최대 숙제였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방식을 바꾼 명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최초 과제인 인폴딩 방식으로 다시 회귀한 데에는 그만큼 상용화 의지가 높게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인폴딩 방식은 그동안 축적된 기술이 상당하다”면서 “사실상 완성된 기술을 다시 하겠다는 것은 전과 다른 의미”라고 말했다. R&D에서 벗어나 이제 상용화 단계로 진입할 것이란 주장이다.
이 같은 해석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고동진 사장의 최근 발언과 맞물려 더 증폭되고 있다.
고 사장은 지난 12일 갤럭시노트8 행사에서 “폴더블은 로드맵에 들어가 있고, 내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금 몇가지 문제점을 극복하는 과정이어서 이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수 있을 때 제품을 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걸림돌 해결을 전제로 했지만 출시 목표 시점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출시에 대한 발언 수위도 이전보다 높아졌다.
고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 간담회에서 “폴더블폰은 꼭 우리가 하고 싶은 분야지만 현 기술 수준으로는 소비자들이 만족하지 못할 것 같아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인폴딩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변경한 이유와 상용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고 사장에게 직접 문의했지만 답변은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삼성전자 관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개발 단계”라며 원론 입장만 밝혔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