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에너지 기본계획'에 원전 신설과 증설을 명기하는 방안을 보류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2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반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나, 원전 재가동은 추진한다.
보도에 따르면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기본계획 재검토를 논의할 심의회가 오는 9일에 열린다면서 “골격을 바꿔야 하는 상황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발언이 기본계획의 주요 부분을 바꾸지 않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여전히 강한 가운데 경제산업성이 원전 신설과 증설이라는 표현을 기본계획에 포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으로 기울고 있다고 관측했다.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정책 지침이라 할 수 있는 기본계획에는 원전을 '중요한 기반이 되는 전력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신설과 증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아 원전업계의 지침 변경 요구를 받아왔다.
일본 정부는 2015년 당시 에너지 수급 전망에서 전력원에서 차지하는 원전 비율을 2030년 시점에 20~22%로 한다는 정책을 결정했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기존 원전을) 재가동하면 신설과 증설을 상정하지 않아도 (목표는) 달성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설립된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일본에서 폐로를 결정한 원전은 총 6기, 안전 대책 강화를 통해 재가동에 들어간 원전은 현재까지 5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산업성은 향후 2050까지의 에너지 정책을 논의할 전문가 회의도 이달 말 개최한다. 중장기 원전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아사히신문은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석탄 연료 사용을 줄이고 원전이나 재생 가능 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회의에서 선택지로 거론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