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이 당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바른정당과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정동영 의원은 안철수 후보 측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바른정당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제안을 받는다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정책위원회는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로 정치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태일 당 혁신위원장과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고성국 정치평론가,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석해 토론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전 공동상임대표, 이언주, 최도자, 김중로, 최경환, 송기석 의원도 함께 했다.
김태일 국민의당 혁신위원장은 “이대로가면 문제만 남고, 갈등이 치열하면 당이 균열된다”면서 “당을 재균형 상황으로 이끌수 있도록 전대에서 다뤄야 할 쟁점을 부각, 각 후보에게 알려야 한다”고 토론회 개최 의미를 설명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도 “전대를 앞두고 여러 주장이 있다. 갈등도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을 용광로에 넣고 당이 전대를 통해 국민의 당이 거듭날 수 있도록 당의 노선과 방향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기존의 진보가 1987년 구체제를 건드리지 않고 개혁만 흉내내는 것을 넘어, 더 급진적이고 구조적인 사회경제혁명을 추진해 하위 80%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며 “바른정당과의 합당도 생각할 수 있고, 다른 야당과는 광역시도당 차원에서 선거 연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주환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대다수 국민은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정체성 미확립을 문제 삼았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애매한 정체성에 따른 딜레마가 따를 것”이라며 “어정쩡한 인사 유입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정배, 정동영 의원 측은 토론회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천 의원 측 관계자는 “이미 지역일정이 잡힌데다, 급하게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국민의당이 자리를 잘 잡는다면 합리적 중도세력의 외연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열린 대회를 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국민의당과 연합이나 합당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