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인상 중단...국회 기재위 파행

'아이코스'(IQOS)와 '글로'(Glo)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인상 추진이 일주일 만에 중단됐다. 세금인상을 추진하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파행됐다.

기재위는 28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상정·의결할 방침이었다. 궐련형 전자담배 20개비 당 594원의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등의 해당 개정안은 지난 22일 위원회 내 조세조정소위원회를 통과한 바 있다.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인상 중단...국회 기재위 파행

그러나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현재 개정안 찬·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개별소비세 부과를 반대하는 의원들은 △소비자 부담 가중 △절차적 당위성 등을 주장했다.

포문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열었다. 유 의원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에 비해 유해성이 어떤지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세금을 올려놓고 나중에 내린다는 것은 현실성도 결여되고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상태로 본회의에 간다해도 논란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거들었다. 김 의원은 “중과세에 간접세다. 담배회사가 아닌 결국 소비자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친다”면서 “담배소비자값 부담이 쟁점이다. 기재부에서 조세명분이 있다면 과세하는 것이 맞지만, 없다면 더 검토하는게 옳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정부 입장도 강한 논리는 아니다. 기재위원들께서 논의하면 함께 참여해 의사결정을 같이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도 “일반 담배에 중과세하는 이유는 담배가 흡연자나 주변인의 건강에 해롭기 때문”이라며 “전자담배가 어느정도 해롭다는 분석과 결과도 없이 세금만 부과하면 최종적으로 소비자가격만 인상된다”고 우려했다.

반면 찬성 의원들은 △조세공백 해소 △다국적기업만 이익 등의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맞섰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세를 늦추면 늦출수록 과세공백이 계속된다”면서 “필립모리스에서 만든 자료를 보면 세율이 오른다고 담뱃값이 오른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조세주권을 챙겨야 할 기재부가 막연히 묵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개별소비세를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하지 않는만큼, 다국적 기업에게 이윤이 돌아간다는 뜻이다.

관련 법안을 발의한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도 “궐련형 담배 소비자는 신규 소비자보다는 일반 담배 소비자가 옮겨 오는 것”이라며 “궐련형을 많이 피울수록 전체 세금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세금을 안 올리면 국고세입은 줄고 궐련형 전자담배를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이 가져가는 구조”라고 밝혔다.

문제는 개정안이 진통 끝에 기재위 전체회의를 통과해도 오는 31일 본회의에 안건을 회부하려면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 기재위 한 관계자는 “31일 본회의에서 처리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9월 정기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