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가상화폐 혁명, 더 이상 외면하면 안 된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8701_20170829151400_668_0001.jpg)
2009년 최초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등장한 이후 8년 만에 가상화폐 시장에 '상전벽해'가 일어났다.
가상화폐 가치는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2010년에 0.06달러로 책정된 1비트코인은 지난 15일 장중 4483.55달러를 기록했다. 또 다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 역시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의 배경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재테크 수단이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코인을 거래해서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도 가상화폐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화폐를 직접 채굴하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그래픽카드 대란이 일어난 이유가 바로 채굴을 직접 하려는 투자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가상화폐를 코인 거래소 상장 이전에 사들이는 신규발행코인(ICO)에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가상화폐 가치가 급등하고 투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작용도 함께 커지고 있다.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업체, 높은 확정 수익을 제시하는 업체라면 일단 의심하는 것이 좋다.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따른 더 큰 부작용은 블록체인 기술로 파생될 거대 금융 시장 변혁에 대한 거부감 확산이다.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과거 튤립 투기와 유사한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 활용 방안은 무궁무진하다.
가상화폐가 활성화되면 우선 '국경 없는 거래와 투자'가 가능해진다. 가상화폐로 크라우드 펀딩에 투자하면 기존 수단에 비해 매우 낮은 수수료로 투자할 수 있다. 소액 투자자의 참여는 물론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매력을 끄는 이유는 금융 산업의 새로운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은 위·변조 및 해킹 방지를 위한 기술로 탄생한 기술이다. 거래 기록을 블록 단위로 쪼개서 분산 저장하기 때문에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용자를 동시에 해킹하지 않는 한 해킹이 불가능하다.
모든 거래 때마다 공개 장부를 대조하기 때문에 위·변조 역시 원천 차단된다. 이는 블록체인 자체가 거래 무결성을 보증하기 때문에 특정 기관이나 제3의 보증기관이 필요 없다. 해킹 및 위·변조 방지를 위한 대규모 시스템 투자도 필요 없어 거래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중앙 서버에 개인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할 필요성도 없다.
한마디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고위험·고비용 거래 시스템을 보안 위협이 없는 저비용 시스템으로 혁신할 수 있다.
이런 장점에 주목해 인근 국가들은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 도입에 적극이다. 일본은 가상화폐를 하나의 통화로 인정, 가장 적극 활용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유명 백화점인 마루이는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디지털 결제 분야에서 앞서가는 중국 역시 가상화폐 강국의 길을 가고 있다. 중국 정부 지원 연구기관인 국가인터넷금융안전기술전문가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새로 나온 현지 가상화폐는 65종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26억위안(약 4300억원)어치 중국형 가상화폐를 매수했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시대의 도래는 금융4.0 시대를 열고 있다. 금융 산업의 글로벌 리더들은 이미 앞서 나가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미심쩍은 시선이 존재하지만 규제로만 일관하면 급속도로 확산되는 글로벌 산업혁명에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진정한 블록체인 기업을 다수 확보하고 지원·육성, 해당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CTO) glosfer_ceo@glosf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