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주의 무역을 내세우며 취임한 후 한국의 올해 상반기 대미 무역흑자가 급감했다.
중국, 멕시코, 일본 등 다른 주요 교역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오히려 늘어나거나 소폭 감소에 그쳤지만, 한국 무역흑자는 30% 넘게 줄어들며 흑자액 순위도 1년 전의 6위에서 올해는 10위까지 추락했다.
3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는 112억400만달러, 한화로 12조55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4억5500만달러)에 비해 31.9%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미국으로부터 수입은 244억5100만달러로, 전년 동기(200억7100만달러)보다 21.8% 늘었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 365억2600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356억5500만달러로 주춤했다.
한국의 상반기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 폭이 전년과 비교해 이처럼 많이 줄어든 것은 2010년 이후 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의 흑자 감소는 주요 교역국 가운데서도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미국과의 교역에서 무역흑자를 내는 상위 10개국 가운데 흑자규모가 감소한 국가는 한국 이외에 인도, 독일, 말레이시아뿐이다.
그나마도 감소 폭이 인도는 9.7%, 독일 5.5%, 말레이시아 3.8%로 한국에 비하면 소폭이다.
한국 대미무역흑자는 앞으로도 더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끔찍한 거래'라고 비난했고 지난달 22일에는 FTA 개정협상 논의를 위한 공동위원회 특별회의까지 여는 등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