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입국금지 대상에 추가했다. 베네수엘라와 차드도 추가됐고 수단은 제외됐다.
AP·AFP통신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이 자국 입국을 제한하는 '반(反)이민 행정명령' 대상 국가 명단에 북한을 새롭게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 차드,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베네수엘라, 예멘 등 8개국 국민의 미 입국을 제한하는 반이민 행정명령 포고문(Proclamation)에 서명했다.
다음달 18일부터 발효되는 수정 행정명령은 기존 입국 제한 또는 금지 대상국이었던 이란, 시리아,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수단 등 무슬림 6개국 가운데 수단이 빠지고 북한과 베네수엘라, 차드 등 3개국이 추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북한은 미국 정부와 어떤 면에서도 협조를 하지 않고 정보 공유의 필요조건도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며 추가 이유를 밝혔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기존 무슬림 6개국을 대상으로 90일간 미 입국을 일시 제한했던 반이민 행정명령의 기한이 24일 만료됨에 따라 나온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정부는 행정명령 갱신을 위해 지난 7월부터 각국 정부의 협조를 얻어 입국 제한 또는 금지 대상국을 선별하는 작업을 해왔다.
여권 등 문서의 진실성과 미 입국 비자 신청자의 범죄 이력 정보 공유 여부, 테러 연관성, 생체 정보가 포함된 전자 여권 발급 여부, 해당 국가가 미국의 국가 안보에 미치는 위험 정도 등을 고려했다.
당초 명단에 포함됐던 수단이 제외된 것은 미국의 안보 우려에 대응해 그간 정보 공유 노력 등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새 행정명령은 내달 18일부터 발효되며 입국 제한 범위는 국가별로 상이하다. WSJ는 “북한과 시리아는 미국 이민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물론, 방문을 원하는 사람도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또 차드, 리비아, 예멘은 이민 비자는 물론, 사업이나 관광 비자를 갖고 있어도 미국 입국이 금지된다. 단 베네수엘라는 정부 고위 관료와 직계 가족만 해당된다.
새 행정명령은 기존 행정명령과 달리 발효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상황 변화에 따라 제한을 더하거나 뺄 수 있다고 밝혔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기존 비자 보유자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비자 신청 예정자에게만 적용된다.
북한 등이 명단에 추가됨에 따라 무슬림 국가에 한정됐던 반이민 행정명령 대상국의 범위가 확대됐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에 입국하는 북한인들의 숫자가 극히 미미하다는 점에서 실효성보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북한을 입국 금지 대상에 포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이 공개된 직후 트위터에 “나는 미국의 안전을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우리가 안전하게 심사할 수 없는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적었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는 미 정부의 입국 금지 결정에 대한 입장 질의에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