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방송사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최승호 전 MBC PD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방송사 블랙리스트 피해자로 지목된 인물 중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건 최 PD가 처음이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최 PD는 "국민의 사랑을 받던 공영방송을 권력이 자신들 원하는 목소리를 내려고 망가뜨리는 역사를 이번 수사 통해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쫓겨나고 이해가지 않는 이유로 해고되는 과정에서 김재철 등 경영진의 뜻만 있었던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정원이나 청와대와 연결될거라고 보는데, 배후의 진실이 드러날지, 검찰이 갖고 있는 게 (무엇인지) 저도 궁금하고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이 국민의 정보기관으로서 역할을 하지 않고 대통령 개인 정보기관으로 역할했다"며 "그 상처가 어마어마하다. 원세훈 전 원장을 포함해 모두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최종 시나리오 작성자는 이 전 대통령일 수 밖에 없다"며 "국정원장이 알아서, 홍보수석이 알아서 했다는 것은 정말 듣지도 보지도 못한 거짓이고 이 전 대통령이 다 책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PD는 MBC에서 해직된 후 뉴스타파로 옮겨 활동하고 있다. 지난 8월 17일에는 이명박·박근혜정부 당시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을 제작해 주목받았다.
앞서 시사프로그램 'PD수첩' 제작진이었던 최 PD는 이명박 정권 당시 4대강 의혹 보도를 준비하던 중 비제작 부서로 전출됐고, 이후 2012년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한편, 국정원 개혁위원회(개혁위)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시절 '방송장악'을 위해 MBC, KBS 등 주요 지상파 방송사의 PD, 기자, 작가 등의 성향을 파악한 문건을 생산했다. 국정원은 이 문건을 지난 14일 검찰에 넘기고 수사를 의뢰했다.
25일에는 정재홍 전 PD수첩 작가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며, 지난 18일과 19일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것으로 확인된 배우 문성근과 개그우먼 김미화가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