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경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가 중앙아시아에서 힘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 중앙아시아에 자리 잡은 자원 부국인 타지키스탄에 대한 중국의 2015년 투자액은 전년보다 160% 급증한 2억73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5년 타지키스탄에 대한 외국인 총 투자액의 58%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10월까지 중국의 누적 투자액은 10억달러에 달해 기존 최대 투자국인 러시아를 넘어섰다.
일대일로는 2013년부터 시진핑 주석이 국가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고대 무역로인 실크로드를따라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무역·인프라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타지키스탄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허약한 법치주의 토대와 약탈적 상업 관행이라는 뜻하지 않은 곤경에 처하게 됐다고 SCMP는 분석했다.
중국 저장(浙江)성의 사업가인 주바이린은 2500만달러를 투자한 합작사업을 통해 2015년 타지키스탄에서 시멘트 공장을 가동했으나, 파트너인 타지키스탄 사업가는 이후 지분을 모두 넘길 것을 요구했다. 이를 거부하자 국가안보위원회가 나서 무력으로 위협하기까지 했다. 결국, 60% 지분을 넘긴 주바이린은 매달 45만달러의 공장 임대료를 받기로 했으나, 그에게 들어오는 돈은 당초 약속한 임대료의 3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홍콩 사업가인 조셉 찬은 타지키스탄에 투자한 탄광 기업의 지분을 중국 기업에 5000만달러에 매각했지만, 법인이득세로 2000만달러를 내야 했다. 이는 법정세율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국제위기그룹(ICG) 관계자는 “(중앙아시아 지역이) 법치주의는 빈약하고 부패는 만연해 있다”며 “이로 인해 서방국가의 수많은 프로젝트가 지연됐으며, 이제 중국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