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미 의원 "중국 세종학당 사드 배치 영향에 수강생 급감"

지난해 10월 8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 무대에서 각 나라 전통 의상을 입은 참가자가 '한국어와 한국문화로 소통하는 세종학당' 표어를 들고 한글날을 축하하는 번개모임(flashmob)을 가졌다.
지난해 10월 8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 무대에서 각 나라 전통 의상을 입은 참가자가 '한국어와 한국문화로 소통하는 세종학당' 표어를 들고 한글날을 축하하는 번개모임(flashmob)을 가졌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세종학당의 중국 수강생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THAD) 국내 배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세종학당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운영 중인 23개 일반세종학당 중 지난해 6월 대비 18개 학당의 수강생이 감소했다. 반면 증가한 학당은 5개소에 그쳤다. 감소 인원은 1096명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약 30%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도시별 변동내역을 보면 수강생 규모가 큰 세종학당의 수강생 대폭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항저우 세종학당은 6월 기준 2015년 179명, 2016년 242명이었던 수강생이 올 6월 67명으로 줄었다. 하얼빈도 2015년 111명, 2016년 135명에서 2017년에는 62명에 불과했다. 작년 개설한 청두는 6월 기준 263명이었던 수강생이 올 6월 127명으로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치치하얼 수강생 하락폭이 가장 컸다. 2015년 상반기인 3~7월 평균 181명에서 2016년 상반기에는 287명으로 대폭 증가했다가 2017년에는 96명으로 급락했다.

박경미 의원은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세종학당이 운영되는 나라다. 하지만 우려한대로 이번 통계치를 보면서 중국 내 세종학당 역시 사드 배치로 인한 한한령(限韓令) 영향을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문화교류는 정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에 중국 현지에서 우리말과 문화를 소개하는 세종학당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긴 안목으로 대비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세종학당재단은 외국어 또는 제2언어로서의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교육하는 기관이나 강좌를 대상으로 세종학당으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세종학당은 현지 대학 등 기관과 연계하거나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일반세종학당, 해외문화홍보원 산하 재외문화원에서 운영하는 문화원 세종학당, 교육부 소속 재외교육원에서 운영하는 교육원 세종학당으로 분류하고 있다. 8월 기준 일반세종학당 46개국 110개소, 문화원 세종학당 27개국 30개소 교육원 세종학당 13개국 31개소 등 54개국 171개소에서 운영 중이다. 수강생 수는 작년 기준 4만9549명이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