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여왕인 클레오파트라는 화산 폭발에 따른 가뭄과 사회 불안으로 세력을 잃어 결국 몰락하게 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일랜드 트리니티 컬리지의 기상역사학자 프랜시스 루드로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집트 나일 강의 수위를 기록한 나일로미터와 고대 이집트의 사회 불안과 관련한 문서 등을 분석해 이러한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클레오파트라가 집권하던 기원전 44년경 이집트에서는 거대한 화산 폭발이 일어났고 분출된 이산화황이 성층권에 두꺼운 에어로졸(대기 내 오염물질)을 형성하면서 햇빛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바다로부터 증발하는 물의 양이 줄어 당시 이집트의 강수량이 급격히 줄었고, 심각한 가뭄이 발생한 이집트에서 사회 불안이 커지면서 결국 클레오파트라가 몰락하게 됐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화산 폭발이 일어나면 나일강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진다는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건조한 기후인 이집트에서는 농작물의 경작이 나일강의 유량에 의해 결정된다.
클레오파트라는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와의 악티움 해전에서 패하자 연인인 안토니우스와 독주와 독사로 자살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화산 폭발은 클레오파트라가 자살한 기원전 30년보다 10여년 전에 일어났다며 화산 폭발에 따른 가뭄과 사회 불안이 그의 몰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조 매닝 미국 예일대 교수는 “로마인들은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를 나라를 통치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바보들로 그려왔다”며 “하지만 환경과 나일 강의 수위가 그 당시 경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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