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배터리 스웰링(팽창) 현상으로 안정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이렇다 할 조치없이 애플 아이폰8플러스가 출시된다.
배터리 스웰링으로 인한 예상하지 못한 피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식 출시 이전에 최소한의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아이폰8, 아이폰8 플러스 배터리 스웰링 우려를 인지하고 있지만 물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출시 이전에 안전성 테스트를 할 수 없다”면서 “애플로부터도 어떤 답변도 듣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판매 물량을 출시 직전에 받기 때문에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애플코리아도 자체 안전성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스웰링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애플코리아와 이통사는 계획대로 다음 달 3일 아이폰8 시리즈를 정식 출시한다.
아이폰8 플러스 배터리 스웰링 사례는 세계 6개 국가에서 11건이 접수됐다. 애플은 내부 조사한다고 밝혔지만 대상 제품, 조사 방식 등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별다른 조치 없이 판매를 지속되고 있다.
스웰링은 배터리 내부 전해액이 가스 성분으로 변하면서 스스로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다. 팽창 정도에 따라 배터리가 폭발할 가능성이 짙다. 피부 화상 등 심각한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아이폰8 플러스 스웰링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출시되지 않은 제품을 사전에 조사할 수 있는 적법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표원 관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아이폰8 플러스의 스웰링 현상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제품은 손 댈 방법이 없기 때문에 출시 이후 상황을 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국내에서 스웰링 현상이 정식으로 접수되면 논란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8 플러스는 정부가 발표한 '단말기 리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첫 제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제조사는 단말기 제조, 설계 등 결함으로 이용자 신체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단말기 자발 리콜을 실시할 수 있다.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중앙행정기관으로부터 리콜 권고 또는 명령을 받은 경우에는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정책국장은 “우리나라는 소비자 안전 관련 경각심이 높지 않아 갤럭시노트7처럼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서 “소비자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사고 발생 제품은 출시 이전에 샘플을 조사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