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의 수출 경쟁력이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 2차전지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항공·우주, 첨단 의료기기 분야는 뒤떨어 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간한 '4차 산업혁명 주요 품목 수출동향과 국제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7개 4차 산업혁명 주요 품목 가운데 5개 품목에서 경쟁력이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는 무역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능형로봇, 항공·우주, 전기자동차, 리튬 2차전지, 첨단 의료기기, 시스템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7개 분야를 4차 산업혁명 주요 품목으로 선정했다.
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리튬 2차전지 분야는 각각 세계 시장 점유율 19.5%, 12.6%로 2·3위를 차지하며 세계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자동차(5위), 지능형로봇(6위)는 규모는 작지만 비교 우위를 가졌고 시스템반도체(7위) 분야는 규모는 크지만 비교적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우주와 첨단 의료기기는 수출 시장 점유율 1% 안팎에 그치며 수출 경쟁력이 미약했다.
최근 4년간 수출 경쟁력 추이는 전기자동차 분야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정체 또는 약화하는 모습이다. 이 기간 전기자동차 세계 시장 점유율은 0.03%에서 4.4%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기존에 높은 수출 경쟁력을 갖추고 있던 리튬 2차전지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수출 시장 점유율은 각각 5.4%P, 5.3%P 줄었다.
특히 리튬 2차전지 분야는 2015년 주춤해 세계 3위로 떨어졌다. 완성품 분야에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가졌지만 소재분야 등 기술분야는 아직 일본에 뒤처져 있다. 세계 2위를 지키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도 중국이 세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무역연구원은 “한국의 LCD·OLED 등 대량 생산체계에 적합한 패널산업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도 “핵심 부품 소재·장비 분야 원천기술 경쟁력은 일본에 비해 취약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토대로 시장 주도권을 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역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에 치중된 수출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ICT 수출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8.7%에 이른다.
김건우 무역연구원 연구원은 “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제조 원가를 낮추는 데 중점을 두는 경쟁력 제고보다는 더 복잡해진 제조환경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제조역량 개발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표> 4차 산업혁명 주요 품목의 경쟁력 현황
자료: 국제무역연구원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