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한국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들어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한국법인 설립 이래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9월 벤츠와 BMW는 국내에서 9만5657대를 판매했다. 아직 집계 이전인 10월 판매량을 감안하면 이미 10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벤츠는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5만4067대, BMW는 30.5% 늘어난 4만1590대를 각각 판매했다.
벤츠와 BMW 양사의 올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55%에 달했다. 올해 판매된 수입차 10대 가운데 5대 이상이 벤츠나 BMW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벤츠 31.1%로 전년 동기 대비 7.7%포인트(P), BMW는 23.9%로 4.6%P 각각 늘었다.
벤츠와 BMW가 올해 높은 성장세를 이어 가는 것은 국내 소비자의 독일 브랜드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부재에도 올해 들어 9월까지 독일 브랜드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56.9%에 달했다.
이런 판매 추세면 올해 벤츠와 BMW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양사의 월평균 판매량을 감안하면 벤츠는 연말까지 7만2000여대, BMW는 5만5000여대를 각각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연말 실적 추정치는 12만7000여대로 전망된다.
수입차 시장 왕좌는 벤츠가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벤츠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벤츠는 올해 9월까지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5만6343대) 95.9%를 달성하며 2위 BMW와의 격차를 1만2000여대까지 벌렸다.
벤츠와 BMW 판매 성장세는 각사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이 견인하고 있다. 벤츠 'E클래스'는 올해 들어 9월까지 2만7175대가 판매됐고, BMW '5시리즈'는 1만3965대 팔려 나갔다.
글로벌 시장을 통틀어도 한국은 벤츠와 BMW 구매 '큰손'으로 꼽힌다. 올해 1~9월 한국 시장에서 벤츠 E클래스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렸고, BMW 5시리즈는 미국에 이어 글로벌 2위에 올랐다.
연말까지 벤츠와 BMW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벤츠는 이달부터 플래그십 대형 세단 'S클래스'의 부분 변경 모델 출고를 시작했다. BMW는 다음 달 중순 스포츠유틸리티(SUV) 신차 '뉴 X3'를 내놓고 판매 확대에 나선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