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말 TV 성수기를 노린다. 소비자가 프리미엄 TV 제품을 구입하도록 가격을 낮추고 블랙프라이데이 수요에 대응, 생산을 확대한다. 4분기 TV 사업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 시장 중심으로 가격 할인 정책에 들어갔다. 미국 최대 가전 소매업체 베스트바이는 55형 삼성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를 400달러 할인한 1599달러에 판매한다. 대화면 TV는 할인 폭이 크다. 75형 QLED TV는 기존의 4499달러에서 1000달러 할인한 3499달러에 팔고 있다.
LG전자도 파격 할인에 들어갔다. 55형 LG 올레드 TV(OLED55C7P)는 2999달러에서 1200달러 낮춘 17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대화면 올레드 TV는 최대 5000달러까지 할인하고 있다.
아마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49형 삼성 QLED TV는 기존 1299달러에서 할인, 997달러에 판매된다. 대화면은 아니지만 프리미엄 TV군에 속하는 QLED TV가 10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드문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TV 판매 가격을 정할 때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와 가격 정책을 협의하게 돼 있다”면서 “제조사가 연말 성수기를 대비, 가격 할인과 마케팅 본격 공세에 들어갔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북미 시장은 11월 TV 성수기에 본격 들어간다. 추수감사절(19일)과 블랙프라이데이(24일) 때 TV를 포함한 가전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전통으로 TV제조사는 이때를 맞춰 제품 가격을 대폭 낮춰서 시장을 공략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4분기 TV 판매량을 최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해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재고 소진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성수기는 12월 크리스마스(25일), 박싱데이(26일)까지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3분기 1000만대 TV 판매량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최소 30% 이상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 전 분기 대비 300만대 늘어난 규모로, TV 생산량 확대도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LG전자 TV 출하량은 3분기에 670만대 규모로 추정한다. 4분기에는 768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 분기 대비 15% 수준 늘어날 것을 보인다. 전략 제품인 올레드 TV 중심으로 생산량을 늘려 성수기 수요에 대응한다. 프로모션과 마케팅도 강화한다.
연말 TV 성수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 4분기 실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 4400억원을 달성했다.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영업이익 4580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 HE사업본부가 영업이익 4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분기에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저가 전략을 내세운 해외 경쟁사를 따돌려야 한다는 건 숙제다. 미국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샤프, 도시바, 비지오 등 제조사 역시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초저가 가격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컨슈머리포트는 250달러 안팎의 55형 4K TV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성수기 시장을 공략하기 때문에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이 분명이 있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