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의 현지 경제 협력 사업이 재개되면 우리 기업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됩니다. 국내 기술과 제품 수출 확대는 물론 정보통신(IT), 바이오(BT) 시장에서 일본·중국 등 경쟁 국가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이기호 수출입은행 경협사업2부장은 우즈베키스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 재개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했다. 약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한-우즈베키스탄 EDCF 사업은 공항뿐만 아니라 국립병원, 전자도서관 건립 등 토종 IT를 해외에 이식하는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통로가 되는 프로젝트다.
2016년 샵카트 미르지요예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한국 원조 사업은 모두 재검토 대상이 됐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수출입은행이 다양한 외교 경로를 통해 우즈베키스탄 일방의 사업 중단을 철회시키는 작업을 수개월 지속해 왔다. 그 결과 대형 3개 사업이 재개됐다. 현지에 진출한 LG CNS, 삼성물산 등 국내 기업의 사업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양국 간 사업 재개 내용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방한 때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이 부장은 “국립아동병원 사업은 삼성물산, 전자도서관 건립은 LG CNS가 각각 주사업자로 선정됐다”면서 “그러나 여러 국내 중소기업도 이들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SI 등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밝혔다. 비트컴퓨터는 병원정보시스템(HIS)을 구축하고 전자도서관 사업에는 KCC정보통신이 참여, 한국 기업 간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단순 사업 수주를 넘어 국내 기업이 CIS 지역 진출에 탄력을 받아 신규 협력 사업에 다시 참여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실제 수출입은행은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 강화를 위해 타슈켄트 사무소를 통해 다양한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사업은 IT 관련 현대화 사업 중심으로 교통, 복지, 교육, 통신, 공공행정 인프라까지 국내 기술을 이식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담고 있다.
이 부장은 “우즈베키스탄 정부 관계자를 설득하기 위해 출장진을 꾸려 긴급히 현지에 파견, 오랜 설득을 통해 EDCF 사업이 원안대로 추진되기로 했다”면서 “우즈베키스탄은 EDCF 승인 기준 9위 국가로, CIS 지역 최다 지원 국가인 만큼 한국 기업의 CIS 진출에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