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산업 진흥과 규제 해소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설립이 추진된다. 스타트업이 규제 해소 등 법·제도 개선을 신청 가능하도록 하고, 일자리 창출 산업에는 2년 동안 규제를 유예한다. 국회가 4차 산업혁명 선도를 목표로 이 같은 내용의 '디지털 기반 산업 기본법(안)' 제정 논의에 공식 착수했다.【사진1】
◇디지털산업 컨트롤타워 설립
정세균 국회의장은 디지털 기반 산업 지원을 위한 법·제도 '플랫폼' 역할로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률(안)의 핵심은 진흥 전략 마련과 규제 해소를 위한 범정부 컨트롤타워로서 '디지털 기반 산업 추진위원회(추진위)'와 실무추진단을 설치하는 것이다.
정부가 시장 상황을 반영해 핵심 육성 산업 등을 담은 디지털 기반 산업 전략을 매년 수립하면 추진위는 심의·의결하고 우선순위를 분배한다. 융합 사업에 대해 부처 간 민간의 요청 또는 정부 판단 아래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3개월 이내에 처리·조정한다.
컨트롤타워는 실무 조정 역할이 기대된다. 과거 정부가 로봇 산업을 국가 유망 산업으로 선정했지만 통신 기반 또는 제조 기반 산업이냐를 두고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가 논쟁을 벌이느라 시장 대응에 늦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을 장치가 마련됐다.
◇규제 개선 '패스트트랙' 도입
신산업 전략 효과 극대화를 위해 규제 전반에 '패스트트랙'을 도입한다. 스타트업, 벤처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시범 적용 또는 상용화할 때 법령상 허가·승인·등록 등 소관 행정기관을 찾기 어려운 경우 실무추진단에 확인을 신청한다. 추진단에 30일 이내 회신을 의무화, 시장 진출 장벽을 최소화한다.
기업이 중앙행정기관으로부터 기존 법령을 이유로 사업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에는 추진위에 법·제도 개선을 신청하고, 이를 전달받은 중앙행정기관은 60일 이내에 신청자와 추진위에 조치계획을 보고해야 한다.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산업에 대해서는 파격의 규제 혜택을 제공한다. 정부는 유망 융합 산업에 대해 '고용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2년 동안 규제를 유예한다. 정부는 디지털 기반 산업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중요성 및 시급성이 높은 산업을 선정해 규제 도입을 유보하는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한다.
최근 카풀 애플리케이션(앱)이 현행 운수사업법을 위반했는지 논란이 불거졌다. 디지털 기반 산업 기본법이 도입되면 카풀 앱 사업자는 사업 시작 이전부터 소관 규제를 확인하고, 제도 개선 신청까지 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증명된다면 관련 규제를 유예받을 길도 열리게 된다. 드론,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융합 신사업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법률(안)에는 민간 중심 '디지털기반산업 협의회'를 구성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4차 산업혁명 입법 속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1일 공청회를 열어 디지털 기반 산업 기본법(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법안의 일부 규정의 모호함과 기존 법률과 유사 중복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보완이 이뤄진다면 새로운 ICT 환경에 적합한 법률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회에는 정 의장뿐만 아니라 여야 의원이 발의한 4차 산업혁명 관련 법률(안)이 상정돼 있다. 각각의 법률(안)에 대한 개별 심사가 아닌 병합 심사가 예상된다.
[표]디지털기반산업 기본법(안) 주요내용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