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표준은 글로벌 4차산업혁명 승선 티켓

표준은 주도할 때는 추격자를 따돌리는 수단으로 쓰인다. 반대로 추격자일 때는 기술 장벽으로 작용한다. 세계 산업기술 표준 분야에서 한국 위상은 높아졌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주도하고 있는 아이템도 다수다. 한국 표준이 곧 국제 표준인 분야까지 등장했다. 우리가 주도하는 표준을 국제 표준으로 밀어 넣는 사례는 이제 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표준이 한층 중요해진다. 4차 산업혁명 핵심이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이기 때문이다. 표준에서 뒤지면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시장에서 영원히 도태된다. 한 번 글로벌 표준이 정해지면 이를 뒤집거나 새로운 기술로 표준 흐름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표준은 산업경쟁력과 맥을 함께한다. 경쟁력의 바로미터인 셈이다. 특히 세계 시장 단일화를 한층 가속화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표준 역할이 과거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절대적이다. 글로벌 표준 주도권 확보는 시장 지배를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표준을 논의하는 플랫폼은 아직 없다. 만약 이를 우리가 선점하면 글로벌 표준 제정 시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2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국가기술표준원이 개최한 '4차 산업혁명 국제표준포럼'을 국제표준화기구(ISO) 및 국제전기표준회의(IEC)와 주요 선진국, 핵심 기술 수출 대상국이 참여하는 국제포럼으로 정례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국제 표준화를 주도해 표준 선도국가그룹 진입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4차 산업은 융·복합이 활발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국가별 수준 판단이 쉽지 않다. 그러나 조만간 표준이라는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그 순위는 명확해진다. 표준은 글로벌 4차 산업혁명이라는 배에 올라탈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는 티켓이다. 4차 산업혁명의 뼈대가 될 핵심 표준 체계 논의가 활발한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실기해서는 안 될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