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쫓던 아이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자 자율주행버스가 즉각 멈춘다. 다시 달리기 시작한 버스는 미끄럼 사고를 유발하는 블랙 아이스가 감지되자 자동으로 속도를 줄인다. 도로 위 위험 상황을 스스로 피한 자율주행버스는 스마트폰으로 호출한 승객이 기다리는 정류장까지 안전하게 달려간다. 2019년 경기도 판교에 구현될 첨단자율주행차 실증단지 청사진이다.
KT와 경기도시공사가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위한 도시 기반 인프라 구축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첨단 융합 정보통신기술(ICT) 제공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메카를 구축한다.
양 기관은 '판교제로시티 자율주행실증단지 착수보고회'를 열고 43만2000㎡(약 13만평) 부지에 구축 공사를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첨단 기업 사무실과 주거 공간이 밀집한 미니 신도시에 실제 사람이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실증 환경을 구현한다. KT 관계자는 “자율 주행 실험만을 위해 조성된 트랙이 아니라 실제 생활환경에서 자율 주행을 구현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KT가 구축할 통합관제센터는 자율주행차와 도로상의 IoT 센서를 통합 관제하는 종합 컨트롤 타워다. 하루 최소 500GB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데이터를 롱텀에벌루션(LTE)과 5세대(5G) 이동통신망으로 전송받아 클라우드에 축적한다.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기술이 자율 주행 성능을 높인다.
도로 전역에 설치되는 IoT 센서는 운행 환경을 입체 감시한다. 블랙아이스와 같은 예상치 못한 도로상의 위험은 물론 보행자, 신호 등 상황을 입체 감시해서 자율주행차에 전달해 사고를 예방한다.
KT와 경기도시공사는 판교 자율주행단지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을 넘어 우리나라가 자율 주행 기술 선도국이 되는 전초 기지를 조성하게 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실증단지에 조성된 클라우드와 관제·빅데이터 시스템의 일부를 스타트업에 개방, 자율주행차 생태계 확대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제조사, 통신기술 업체 등이 실제 환경에서 미래 기술을 시험·검증, 자율 주행 기술 진화는 물론 사업 협력 기반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자율주행차 생태계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5G를 자율 주행 기술에 선제 적용, 혁신 기술을 선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5G 버스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율 주행 인프라 구축·운영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 자율주행차 내에서 즐기는 차별화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향한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이문환 KT 기업사업부문 부사장은 “판교제로시티가 IoT 등 첨단 ICT를 기반으로 기업과 사람, 도시 내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미래형 첨단 스마트도시가 될 수 있도록 자긍심을 발휘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판교제로시티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자율 주행 산업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KT와 경기도시공사는 다음 달부터 판교제로시티에서 판교역까지 자율 주행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판교제로시티 자율주행실증단지는 내년 6월까지 1단계 준공을 거쳐 2019년 말 완공이 목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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