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예약가입자 “호갱됐다”… 불만 속출

애플 '우선개통 프로그램' 가동안해...예판 가입자 호갱 논란

24일 아이폰X 국내 출시 이후, 휴대폰 유통점에서 제품을 즉시 구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24일 아이폰X 국내 출시 이후, 휴대폰 유통점에서 제품을 즉시 구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애플 아이폰X(텐) 예약 가입자 대상의 개통이 일반 구매자보다 늦어지는 사태가 발생, 예약 가입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애플이 '사전예약자 우선개통 프로그램'을 가동하지 않은 결과다. 일각에선 애플이 의도한 '헝거 마케팅'에 예약 가입자가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동통신사는 24일 아이폰X 출시 이후 이틀 동안 전체 예약 가입 물량의 평균 40%를 개통했다.

주말 서울 휴대폰 매장을 찾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주말 서울 휴대폰 매장을 찾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아이폰X 예약 가입자는 애플 충성 고객으로, 10명 가운데 6명이 제품을 수령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통사는 예약 가입자에게 “아이폰X 제조사 사정에 의해 물량 수급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예약번호 순번 기준으로 배송될 예정”이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예상 배송 일정은 담지 않았다.

아이폰X 출시 이후 예약 가입자는 유통점에서 즉시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자 예약자만 '호갱'(호구+고객)이 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애플 기기 관련 커뮤니티에는 아이폰X 예약 가입자들의 불만이 쇄도했다.

아이폰X 예약 가입자들은 “예약 가입 순번이 461번인데 이통사에 연락하니까 다음 주에도 못 받을 수 있다고 했다”면서 “예약을 취소하고 가까운 대리점에 문의하니 당일 개통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통사에서 아이폰X을 예약했다면 당장 취소하고 가까운 대리점에 연락하라는 안내말도 덧붙였다.

다른 예약 가입자도 “지난 20일 이통사 홈페이지에서 아이폰X을 예약했는데 600번대 대기자라는 문자가 왔다”면서 “언제 받을 수 있는지 기약이 없어 대리점에 전화했더니 곧바로 개통이 가능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 유통점을 확인한 결과 아이폰X 즉시 구입이 불가능한 곳은 20~30% 수준에 불과했다. 아이폰X 유통점 공급이 지연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장 구입은 어렵지 않았다.

이처럼 아이폰X 예약 가입자의 역차별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예약 가입자의 우선 공급과 상반되는 현상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정식 출시 이전 사흘 동안 사전 계약자 대상으로 개통을 실시했다. 갤럭시노트8은 출시 직후 엿새 동안 예약 가입자 우선 개통을 했다.

예약자 우선 개통 여부 및 기간은 제조사와 이통사가 합의 아래 결정하지만 애플은 이 같은 방식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는 “아이폰X 예약자 대다수가 애플 충성 고객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애플의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플코리아는 아이폰X 예약자 우선 개통 프로그램을 적용하지 않아 소비자 불만을 초래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애플, 예약자 우선 개통 비교

주말 서울 휴대폰 매장을 찾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주말 서울 휴대폰 매장을 찾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이통사가 고객에게 발송한 아이폰X 사전예약 안내 문자.
이통사가 고객에게 발송한 아이폰X 사전예약 안내 문자.
아이폰X 예약가입자 “호갱됐다”… 불만 속출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