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2003년 이후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은 치매 치료제가 전혀 없다. 유럽 역시 2002년 이후 승인된 치매 신약은 하나도 없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병의 임상 실패율은 99.6%에 달한다. 쟁쟁한 글로벌 제약사들도 오랜 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하고도 마지막 단계인 임상3상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국내 치매치료제 시장은 2009년 720억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노인 인구가 급속이 증가하면서 매년 20%씩 성장, 올해는 약 1조2000억 규모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시장은 150조원을 상회하는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 대형 제약기업과 벤처기업은 개량신약 개발과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 투 트랙으로 접근하고 있다.
명문제약은 뇌기능 장애 개선제인 '뉴라렌연질캡슐'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동아ST는 2013년 동아치매센터를 설립, 미국 하버드대 치매연구소와 공동으로 천연물 소재 치매치료제 'DA-9803'을 개발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멀구슬나무 열매인 천련자 추출물 'ID1201'을 활용한 베타아밀로이드 생성을 억제하고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천연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임상과제로 선정돼 임상2상을 진행하는 단계다.
메디포스트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뉴로스템'을 개발한다. 최근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6개국에서 염증세포 부착과 이동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세포접착분자(ICAM)-1'을 이용해 신경질환을 치료하는 약학적 조성물에 관한 특허를 획득했다.
바이오 벤처기업 메디포럼은 구기자에 항치매제 'PM012'가 아밀로이드 베타가 축적돼 신경세포를 사멸시키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검증해 임상실험에 나섰다.
메디프론디비티도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와 알츠하이머의 원인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의 응집을 억제하고, 응집된 베타아밀로이드의 독성을 차단해 원천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신약개발업체인 지엔티파마는 국내 최대 규모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와 치매치료 후보물질 '로페살라진'에 대한 임상에 들어갔다. 또 엠디뮨은 인하대 의대 저산소표적질환연구센터와 치매·파킨슨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 아리바이오는 2상 임상시험 계획서를 미국 FDA에 제출했다. 승인이 나면 미국 내 12개 기관 55세 이상 알츠하이머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 확인에 들어갈 예정이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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