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높아진 LG '내년 계열사 상표 사용료 10% 늘었다'

이름값 높아진 LG '내년 계열사 상표 사용료 10% 늘었다'

LG가 새해 계열사로부터 받는 상표 사용료를 70억원 가까이 늘리기로 잠정 합의했다. 2018년 계열사 매출이 늘 것을 전제로 한 계약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주요 계열사에 대해 전년대비 10% 이상 상표사용료를 올리기로 계약했다.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씨엔에스 등 7개 계열사 사용료만 239억원이 올랐다.

LG 관계자는 “상표 사용료는 미리 잠정 합의한 후 실제 계열사 매출에 따라 가감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내년 1118억원을 지주회사 LG에 납부하는 쪽으로 계약했다. LG디스플레이 537억원, LG화학 499억원, LG유플러스 246억원 순이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LG화학(76억원), LG전자(52억원), LG디스플레이(50억원), LG유플러스(48억원) 등이다.

상표 사용료는 'LG'라는 이름을 계열사가 사용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확산과 수익성을 높인데 따른 대가를 받는 것이다. 소유권을 가진 지주회사가 계열사에게 라이선스 형태로 비용을 받는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법인세법' 등에 따라 지주회사와 계열사 간 상표 사용료는 유상으로 지불, 계약해야한다.

LG는 계열사 전체 매출 중 광고선전비를 뺀 비용에서 0.2%를 상표 사용료로 받는다. 대기업 지주회사는 통상 0.2%에서 0.4% 사이에서 상표 사용료를 받는다. 삼성 등 일부는 계열사 모두가 허락한 형태로 상표권을 공유하고 있다. 삼성은 그룹 내 계열사가 브랜드 공동 상표권자로 설정됐다.

LG가 내년에 상표 사용료를 올린 것은 계열사 전반적으로 매출이 늘 것을 전제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표 사용료 책정 비율은 그대로지만 매출이라는 '모수'가 높아져서 전반적인 사용료가 올라갔다”면서 “LG 계열사의 호실적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LG 계열사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15개 계열사 가운데 13개 회사가 전년대비 상승했다. 평균 매출 상승률은 13%를 육박한다.

상표 사용료가 오른 것은 LG 자체의 이름값이 높아진 걸 의미한다. LG가 다른 합작 회사를 만들거나 해외에 상표권을 부여할 때 높은 값어치를 인정 받는다. 상표가 일종의 자산화 돼 LG 수익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표 사용료 산정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져야하는데 매출 상승으로 사용료가 올랐을 경우 브랜드 가치가 뛰어다고 볼 수 있다”면서 “향후 상표를 활용한 신규 사업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