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46>언제나 말 많은 인사 평가?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게 하라

▲오늘의 고민

A백화점 최 대리는 감각 좋고 능력 있으며 신입도 잘 끌어 주려고 항상 애쓰는 모범 인재다. 그런데 점포 매출이 별로 좋지 않아 이번 인사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최 대리 외에도 많은 직원이 인사 평가에 불만이 많다. 공정한 인사 평가를 위한 좋은 방법, 없을까.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46>언제나 말 많은 인사 평가?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게 하라

▲오늘의 성공 스토리

일본 나고야의 목공기계 제조업체 메이난제작소. 직원 100명 정도로 그리 크지 않은 규모에도 50년 넘게 흑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차원제'라는 특이한 인사 평가 방식을 운용하고 있다. 메이난에서는 차원제로 사장 월급까지 직원이 정한다.

차원제가 생기기 전까지 메이난도 상사의 톱다운 방식 평가로 등급이 매겨졌다. 그러나 능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납득하기 어렵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결국 사장이 직접 나서서 차원제를 만들었다. 차원제는 직원이 서로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차원'으로 매기는 방식이다. 차원이 높아지면 급여도 오르고 업무 재량권도 더 커진다. 자기 일만 그런 대로 해내는 사람이 1차원, 다른 사람까지 생각하고 리드할 줄 아는 사람이 2차원, 10~20명을 설득하고 이끌 수 있는 사람이 2.5차원인 식으로 0차원부터 5차원까지 매겨진다.

이게 평범한 인사 평가와 무엇이 다를까. 메이난 차원제에서는 재무 성과나 수치보다 인간관계 및 업무 수행 능력으로 얼마나 성숙한지, 팀과 회사 기여도가 얼마나 되는지를 본다. 이를 매기는 방식 역시 특별하다. 서로의 차원을 100% 공개해서 매긴다고 한다. 부하, 동료뿐만 아니라 상사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차원을 평가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더러 서운해 하거나 기분이 상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가까이에서 오래 자신을 봐 온 사람들의 평가이다 보니 부정하기는 어렵다. 더 높은 차원의 사람을 보면서 자신의 부족한 점도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사장도 평가 대상에 오르니 불만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차원제로 얻은 효과는 더 있었다. 차원제 평가 기준을 보면 다른 사람을 리드하는 능력을 중시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만약 자기 팀에 저차원 직원이 많다면 그 팀의 다른 직원이나 리더도 높은 차원을 받기 어렵다. 리더가 잘 이끌지 못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자기 일을 하는 동시에 부족한 동료, 부하를 함께 이끌려고 노력하게 됐다. 이 문화는 메이난제작소가 매년 특허를 60~70건 쏟아내고, 1인당 매출이 5억~10억원을 넘나드는 데 든든한 원동력이 됐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46>언제나 말 많은 인사 평가?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게 하라

고어텍스 스포츠웨어로 유명한 고어의 방식 역시 비슷하다. 직원은 서로를 평가하고, 상대방의 순위를 매긴다. 평가 항목도 숫자 중심의 달성 점수보다 '얼마나 회사에 기여했는가' '동료들을 잘 돕고 지지해 줬는가' 등 포괄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직원의 숨겨진 역량과 동료를 생각하는 헌신도 반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고어에서는 한 명의 직원을 평가하는 사람이 20~30명에 이른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평가해야 결과가 더 정확해지고, 불만도 줄어든다는 최고경영자(CEO)의 판단에서였다. 테리 켈리 CEO는 “거미줄처럼 서로 서로 평가를 하면 모든 직원이 공감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방식을 실행하면서 고어 이직률은 5%를 넘지 않았고, 미국의 경제 전문 잡지 포천이 선정하는 '일하고 싶은 직장'에도 매년 상위권에 꼽혔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46>언제나 말 많은 인사 평가?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게 하라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도 어떻게 하면 직원이 더 납득할 수 있는 인사 평가 제도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메이난과 고어의 방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보자. 함께 일하면서 동고동락하고 있는 동료들의 의견인 만큼 모두가 더 인정할 수 있는 인사 평가가 될 것이다.

정리 = IGM 세계경영연구원 응용센터 이윤정 주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