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KT 조직개편, 효율과 독립성에 초점···후폭풍은?

[뉴스해설]KT 조직개편, 효율과 독립성에 초점···후폭풍은?

KT 조직개편 핵심은 총괄을 폐지하고 7개 사업 부문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배치해 독립성을 부여한 것으로 요약된다. 통신과 신사업 등 각 사업 부문이 경쟁과 협력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하지만 주요 부문장이 교체될 정도로 인사 폭이 컸던 만큼 내부 조직을 추스르고 확실한 성과를 내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조직 수평·단순화로 CEO 지휘권 강화

KT는 조직개편을 통해 7개 부문 중심 사업체제로 재편했다. KT는 2018년 △커스터머부문(김철수 부사장) △마케팅부문(이필재 부사장) △기업사업부문(박윤영 부사장) △네트워크부문(오성목 사장) △경영기획부문(구현모 사장) △경영관리부문(이대산 부사장) △CR부문(박대수 전무) 체제를 가동한다.

부문별 독립 단위로 협력하며 성과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구조를 확립했다. CEO가 사업부문을 직접 챙기면서 지휘권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KT 고위 관계자는 “2년 전 매스총괄과 경영기획총괄을 도입할 당시에는 부문별 협업과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강했다”면서 “조직간 협업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되면서 부문 간 경쟁과 협력체계로 회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황창규 회장 부임 첫해인 2014년 1월 인사와 내용과 배경 측면에서 유사하다.

황 회장은 부임하자마자 KT그룹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던 '코퍼레이트센터'를 없애고 조직을 부문 위주로 재편하며 단순하고 수평한 구조로 재편했다. 인적쇄신과 관련해서도 '이석채 라인' 표현명·김일영·김홍진 3명의 사장을 동시에 내보내고 '원래 KT' 출신 신진 임원으로 전면 교체했다.

황 회장은 내년 취임 5년차 실질적 2기 경영체제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전면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지휘권 강화가 불가피했다는 시각이다. 조직 쇄신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 연루 등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털어내려는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5G·AI 등 신사업 힘 싣는다

KT 인사와 조직개편이 성공작이 되기 위해서는 신사업 성과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KT는 집중된 조직을 바탕으로 각 부문과 연구소 산하에 신사업 관련 조직을 대거 신설 또는 재배치해 실행력을 높일 계획이다.

마케팅 부문 내 '5G 사업본부'를 신설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5G에 네트워크 부문과 융합기술원에서 역할을 분담했던 5G 대응 기능을 마케팅 부문으로 주도권을 이관했다. 상용화가 임박한 5G에서 실질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조직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마케팅전략본부 산하 기가지니사업단을 AI사업단으로 확대했다. AI테크센터는 융합기술원장 직속 조직으로 위상과 역할을 높였다. 기가지니에 국한됐던 AI 사업을 전사 차원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블록체인(Block Chain)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융합기술원장 직속 조직으로 출범하는 '블록체인 센터'는 선제 기술 확보와 사업모델을 구체화하는 역할이다.

이 같은 조직개편은 KT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로 평가받는 사업조직 또는 연구 분야 위상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변화 폭이 컸던 만큼, 조직을 추스르고 성과를 내는 일이 과제로 부상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황창규 회장 친정체제 구축이 강화됐다”면서 “신사업에 대한 성과가 인사 성패와 명분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