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외신은 미국 FCC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망 중립성(Net Neutrality) 정책을 폐기한 것을 집중 보도하며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 기대와 우려 섞인 입장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논평을 통해 “망 중립성 폐기는 소비자에게 좋은 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 또는 할인받을 수 있는 '제로레이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했다. US뉴스는 “넷플릭스가 망 중립성 폐기로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페이스북, 구글, 넷플릭스,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은 더욱 강력해 질 것”이라면서 “수수료 지불 능력이 떨어지는 소규모 IT 업체만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해 모든 미디어 사업자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반면에 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미디어 산업에 빨간 불이 켜진 날”이라면서 “힘이 막강해진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가 미디어 회사를 합병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통신사업자는 미국인의 온라인 경험을 재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면서도 “미국 정치권에서 논란이 커지고 주요 IT 기업이 법적대응을 준비중인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춘은 “망 중립성 폐기는 정부 통제의 일종”이라면서 “오랫동안 비싼 가격, 서비스 불량 등으로 비난 받아온 ISP가 정부에 열심히 로비 활동을 벌여 얻은 혜택일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CC 결정에 미국 IT 업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면서 “인터넷 관련산업 성장을 방해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고 보도했다.
슬레이트 매거진은 망 중립성 폐기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도 미국 정책을 반영, 파장이 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독일경제지 디벨트도 “미국 FCC 결정이 독일 정부 정책 방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영국 가디언은 “통신사가 웹의 미래를 통제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통신사에 인터넷 기업 감독 강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다른 국가에도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페인 엘파스는 “망 중립성 폐기가 이용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는 FCC 위원장 입장을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통신사는 특정 콘텐츠에 대한 요금이나 속도를 차별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인터넷 업체는 강력히 반발하고 일부는 소송을 제기할 태세”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매체 레이펑황은 “FCC가 통신사업자 대변인이 되면 수만 가지 비즈니스와 수백만 명 이상 소비자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톰 휠러 전 FCC 위원장 입장을 조명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