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3인방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 가속도를 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국내외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최고급 엔지니어를 채용하면서 AI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글처럼 기계학습을 활용해 자율주행과 의료 진단, 얼굴 인식 결제, 음성명령 하드웨어 등 새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마크 렌 텐센트 최고운영책임자(CIO)는 “우리는 지난해부터 AI를 최우선 과제로 있고 전략적 역점사업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도 “AI는 우리 사업의 모든 부문에 파고들고 있으며 별도 사업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서치 회사인 포레스터의 샤오펑 왕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 트리오가 확보한 데이터의 규모, 이를 처리하는 속도가 종전과는 달라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리바바의 제프 창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연초 애널리스트들과 간담회에서 AI 부문에서 이뤄진 최대의 변화는 처리 가능한 데이터의 규모가 현재 1000페타바이트(PB)에 도달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1PB는 약 100만기가바이트(GB)에 해당하는 단위로, 1000PB에 달하는 데이터 용량은 무려 5800억권의 책과 맞먹는 것이다.
제프 창 CTO는 “우리는 각종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축적하고 있다”며 “이를 개인화해 우리가 지원하는 모든 분야에서 검색과 보안,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지렛대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가 AI 부문에 기울인 노력은 지난달 11일의 광군제에서 일부 공개됐다.
알리바바는 광군제 당일까지 한 달 동안 4억건의 고객 맞춤형 광고를 제작했고 챗봇을 통해 하루 평균 350만건 문의에 대한 답변을 처리했다. 택배의 현재 상태를 묻는 것과 같은 질문이 일거에 처리될 수 있었던 것은 AI 덕분이었다.
알리바바는 음성으로 작동하는 '개인비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애플의 시리나 아마존의 알렉사보다 한걸음 앞선 실험을 벌이고 있다. 주변 소음을 차단하고 고객의 요구에만 대응하는 발권기를 지하철역에 설치한 것이 그 실례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