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광풍과 함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속해서 문제가 터지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가상화폐가 돈인지 아닌지도, 투기인지 투자인지도, 규제 대상인지 아닌지도 모호하다. 정부가 최근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지만 잡음만 커졌을 뿐 시장은 따로 논다. 정부조차 어느 부처가 중심을 잡아야 하는지 헛갈리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거래소 해킹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거래소 폐쇄와 수백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 혼란은 극에 달했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기술 가운데 하나다. 금융 거래와 비즈니스 안정화를 구현하는 수단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상당수 대기업이 각자의 비즈니스에 적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헛갈려선 안 될 것이 있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탄생한 것이긴 하지만 결과물의 하나일 뿐이다. 아직까지는 그냥 화폐와 비슷한 기능도 할 수 있는 상품이다. 화폐로 통용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다른 문제다. 공감대를 형성할 신뢰성 있는 주체가 있는가, 경제 운영에는 혼란이 없는가 등으로 결정해야 한다. 블록체인이 의미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가상화폐도 그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다. 우리 정부는 일단 국가 경제 시스템에 이익 될 게 없다고 판단, 통화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신경 써야 할 일은 철저한 국민 피해 방지다. 이미 시장은 형성돼 있는 만큼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거래 흐름은 두고 보더라도 범죄 악용 사례와 해킹 피해 같은 사고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취해야 한다. 중국처럼 가상화폐 거래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면 문제를 나열해 보고 총체를 점검해야 한다. 정부가 망설이는 동안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는 해커들의 놀이터로 변질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다단계 사기 조직에 의한 피해도 늘고 있다. 편법 증여 우려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범정부 차원의 점검을 통해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일지 말지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빠른 결단만이 광풍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게 정부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