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품인데 여성용은 비싸…독일 "그것도 차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독일 연방차별시정국(ADS)이 같은 제품이나 유사 서비스에 대해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대가를 치르고 구매·이용하는 실태를 발표했다. ADS는 성이 다르다고 대가를 더 치르는 것은 차별 금지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19일(현지시간) 독일 공영 국제방송 도에치벨레는 ADS 성별 구매 대가 실태 결과를 보도했다. ADS는 여성용은 분홍색, 남성용은 청색으로 색깔을 제외하면 유사한 제품 1700개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체 4% 정도가 가격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특정 서비스는 전체 50% 정도 차이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할인마트 알디에서 4개들이 면도날 제품이 분홍색은 4.49유로(5760원)였지만 '남성용' 청색은 3.89유로(4990원)에 판매했다. 토이저러스 웹사이트에선 점프볼 기구가 여성용은 8.99유로(1만1520원)였지만 남성용은 7.98유로(1만220원)에 거래됐다.

도이체벨레는 “분홍빛 세금”이라고 여성용 가격이 높은 걸 비평했다. “분홍색이 새로운 금(金)”이라는 표현도 썼다. 여성이 남성보다 소득이 약 20% 적은 독일 현실을 진단하며 여성의 부담이 커지는 것을 우려했다.

이런 차이는 서비스 분야에서 더욱 심각했다. 미용(이발)실과 세탁소에선 노동 강도가 유사하지만 가격은 남·녀에 따라 가격 차가 각각 89%와 32%로 조사됐다. 여성 커트 평균 가격은 12.50유로(1만6017원), 여성 블라우스 드라이클리닝 평균 가격은 1.80유로(2307원)로 남성이 이발하거나 셔츠를 드라이클리닝 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높게 책정됐다.

크리스티네 뤼데르스 ADS 국장은 “성이 다르다고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원칙적으로 차별을 금지하는 법에 위배된다”면서 미용사가 이미 성 중립적 가격으로 바꾼 오스트리아를 예로 들면서 소비자 인식 제고와 밀착 감시를 촉구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