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역위원회가 애플코리아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반도체 특허 침해 여부를 조사한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21일 핀펫(FinFET) 반도체의 특허권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한 불공정무역행위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핀펫 반도체는 게이트 전압으로 채널 온·오프를 제어하는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다. 지느러미(fin) 모양 채널 위에 산화막과 게이트를 입체적으로 쌓아 집적도를 개선한 기술이다.
앞서 KAIST의 지식재산관리 자회사인 케이아이피는 애플코리아가 핀펫 반도체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4일 무역위원회에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를 신청했다.
문제가 된 특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핵심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구성하는 기본 소자인 핀펫 반도체에 관한 것이다. 특허권자는 KAIST, 전용실시권자는 케이아이피다.
케이아이피는 조사 신청서에서 애플코리아가 중국과 홍콩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아이폰X' 등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제품이 KAIST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무역위원회는 케이아이피가 제출한 신청서를 검토한 결과, 조사 신청일 기준 1년 이내에 애플코리아가 해당 제품을 수입한 사실이 있고, 수입품이 KAIST의 특허권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조사 대상 제품은 '아이폰6S' '아이폰6S 플러스(Plus)' '아이폰SE' '아이폰7' '아이폰7 Plus' '아이폰8' '아이폰8 Plus' '아이폰X' 등 스마트폰과 '아이패드(9.7형)' '아이패드Pro(9.7형, 10.5형, 12.9형)' 등 태블릿 PC다.
무역위원회는 조사를 통해 특허권 침해가 인정되면 수입·판매 중지 등 시정 명령과 연평균 거래금액의 30%에 달하는 과징금, 1일당 물품 가액의 0.2%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무역위원회는 조사 개시 후 통상 6~10개월 동안 서면조사, 현지조사, 기술설명회 등 조사 절차를 거쳐 불공정 무역행위 여부를 판정한다.
한편 케이아이피는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업체 상대로도 핀펫 특허 침해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애플을 걸고 넘어진 이유도 삼성전자 등과의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작업인 것으로 보인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공동취재 한주엽기자
